'닥공(닥치고 공격)'은 언급조차 없었다. 오로지 수비와 압박만 있었다. 하지만 '닥공'이 더욱 강력해진 계기가 됐다.
시즌 첫 경기서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지난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14 조별리그 G조 1차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홈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북 입장에서는 힘든 경기였다. 최 감독도 경기 전부터 수 차례 "부담스러운 경기"라고 밝혔다. 시즌 첫 경기라는 점, 그리고 상대가 수비력이 매우 강한 팀이라는 점, 그리고 전북은 홈 팬들 앞에서 첫 선을 보인다는 점이 복잡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북이 완벽하게 주도권을 쥐고 흔든 경기였다. 엄청난 공격 속에 요코하마의 단단한 수비도 열렸다. 하지만 '닥공'이 요코하마의 빗장 수비를 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강한 수비와 압박이 요코하마를 지치게 만들었다.
요코하마가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를 운영한다는 점을 최강희 감독은 파악하고 있었다. 그 중심은 정확한 킥을 지니고 있는 나카무라 슌스케였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존재감이 없었다. 세 차례 코너킥과 한 차례 프리킥 때 날카로운 킥을 자랑했을 뿐 슈팅은 0개, 키 패스도 나오지 않았다. 강한 수비와 압박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키워드는 수비와 압박이었다. 중원에서 정혁, 최보경과 함께 강한 압박으로 나카무라를 봉쇄한 이승기는 "감독님께서 수비 밸런스와 압박을 강조하셨다. 특히 중원 미드필더 3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나카무라가 키 플레이어인 만큼 막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가 나카무라를 잘 괴렵혀서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가 막히니 요코하마는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전에는 단 1차례의 슈팅이 나왔다. 후반전에도 단 3개를 추가했을 뿐이다. 강한 압박에 눌려 나카무라를 비롯한 모든 선수가 전진 패스를 시도하지 못했다. 그 동안 전북은 전반전에 7개, 후반전에 8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전북의 강한 압박과 수비는 적장도 놀라게 만들 정도였다. 히구치 야스히로 요코하마 감독은 "우리들이 가진 본래 모습이 아니었다. 매우 강한 압박을 받는 바람에 공을 키핑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오늘 경기서 실패한 요소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보여준 강한 압박과 수비는 발전 단계로 보고 있었다. 최 감독은 "'닥공'보다는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와 수비 조직력 훈련을 많이 했다. 수비에서 위험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았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수비가 안정이 된다면 공격진의 좋은 자원이 많은 만큼 파괴력이 좋아질 것이다"고 발전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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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