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김구라가 무너뜨린 경계..이게 묘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2.27 08: 30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안방극장에서 버틸 수 있었던 배경에는 MC들의 성역 없는 날카로운 질문 세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촌철살인의 독설로 재미를 선사하는 방송인 김구라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김구라가 마구잡이로 무너뜨리고 있는 경계가 ‘라디오스타’를 보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김구라는 지난 26일 방송된 단춧구멍 특집에서도 평소와 다름 없이 성역 없는 개그를 펼쳤다. 시작부터 이 프로그램이 SBS ‘짝’에게 2주 연속 밀렸다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2주 연속 결방됐던 것을 언급하면서 시청률 1위를 놓친 것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한 것. 김구라는 “2주 전에 ‘짝’이 1위를 했다. 근데 결방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하늘이 우릴 도왔다”고 분석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에게 시청률 1위를 내준 것을 언급한 김구라의 용감한 발언은 거침 없는 대화를 하는 이 프로그램의 즐거운 단면이었다.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던 이날 방송은 윤형빈의 혼수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 번졌다. 김구라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종영 당시 윤형빈의 과다한 혼수 장만으로 논란이 됐던 것을 언급했다. ‘남자의 자격’은 종영 기념으로 정경미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윤형빈의 혼수를 마련해주는 과정을 담았다. 하지만 방송 후 이 같은 모습은 지나치게 비싼 혼수를 멤버들에게 받았다는 논란으로 번졌다.
김구라의 질문에 같이 방송에 출연했던 김국진은 “사실 촬영이 끝나고 그 자리에서 환불을 했다. 윤형빈 씨는 환불했는데도 해명을 할 수 없었다. 환불했다고 해명을 하면 방송(의 리얼리티에) 문제가 생겼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욕을 욕대로 먹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형빈은 “촬영 후 환불하는 장면을 촬영하지 않았다. 결혼은 축복받아야 하는데 신혼여행 가서도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었다”고 답답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김구라의 놀라운 기억력과 정보 수집력 덕분에 윤형빈은 해명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김구라는 자기 자랑도 잊지 않으며 예능감을 뽐냈다.
윤형빈의 혼수 논란에 대한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김구라는 “거봐. 내가 (말할 수 있게) 찔러준 것 아니냐”고 으쓱해 했다. 제작진은 언제나 시청자가 궁금해 할 만한 질문을 하는 김구라의 촌철살인을 웃음장치로 활용했다. 바로 김구라가 자랑하는 대목에 어깨가 한껏 올라가는 컴퓨터 그래픽을 집어넣어 재미를 살린 것. 이는 경계 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독설가 김구라와 이를 교묘하게 웃음거리로 재활용하는 제작진의 빼어난 예능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구라는 JTBC ‘썰전’을 통해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비평을 전문적으로 펼쳐놓으며 예능판을 읽는데 유독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인기 방송인으로서 해박한 정보와 방송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김구라가 휘젓고 다니는 ‘라디오스타’가 여전히 흥미롭게 여겨지고 있는 중이다. 한편 이날 ‘라디오스타’는 단춧구멍 특집으로 눈이 작은 연예인인 가인, 윤형빈, 홍진경, 이민우, 박휘순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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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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