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포를란(35, 세레소 오사카)의 자존심이 단단히 상한 듯하다.
일본 스포츠지인 스포츠닛폰은 27일 "포를란이 가혹한 일정에도 불구, 진심으로 피지컬 트레이닝을 시작해 코피까지 봤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를 치른 세레소 오사카는 올 시즌 최고의 스타 포를란을 기용하고도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경기는 아시아 무대 데뷔전을 치른 포를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경기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 골든볼(최우수선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2회 수상에 빛나는 포를란은 경기 전부터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슈팅 시도는 없었고, 동료와 호흡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해 몸이 완전치 않아 보였다.

그 때문일까. 포를란은 26일 간사이국제공항을 통해 오사카에 입국한 후 곧바로 팀 훈련에 참가했다. 포항전에 나선 선수들 중 유일하게 비출전조와 함께 피지컬 트레이닝을 소화한 포를란은 코피까지 흘리면서도 젊은 선수들과 어울려 트레이닝에 나선 것. 콘 사이를 왕복하는 셔틀런을 9번씩 무려 46번이나 시도하는 등 체력 끌어올리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세레소에 합류한 후 허벅지 부상 등으로 인해 좀처럼 풀 트레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던 포를란이다. 그러나 이날은 훈련을 마치고 해산하기 직전 코피까지 흘릴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확실히 힘들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포항전의 무기력한 모습이 포를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것은 사실인 듯하다.
란코 포포비치 감독은 "일본에 도착한 후 곧바로 미야자키로 갔다가 오사카에 돌아오자마자 한국으로 이동했다. 아무리 포를란 정도 되는 선수라해도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향후 선발 기용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포를란은 "결정은 감독이 하는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