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에서 적잖은 경력을 쌓은 선수답다. SK의 새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철저하고 체계적인 자기 관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2의 훌리오 프랑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인다.
올해 SK에 입단한 스캇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워낙 경력이 뛰어나 올 시즌 활약상에 큰 기대가 모이기 때문이다. 스캇은 메이저리그에서만 135개의 홈런을 친 타자다. 한국에 입성한 역대 외국인 타자 중 경력은 최상급이다. 이런 스캇이 활약상은 SK의 올 시즌 성적은 물론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차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스캇의 행동 하나하나는 팀 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몸 관리 비법이 그렇다. SK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인 스캇의 몸 관리에 관심이 많은데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뛴 선수답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이번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스캇은 체계적인 훈련과 몸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보고 배우려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허재혁 SK 컨디셔닝코치부터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허 코치는 “크리스 세든이나 조조 레이예스도 몸 관리를 잘 했다. 하지만 스캇은 최고다. 자신만의 확실한 루틴이 있다. 너무 철저하다”라고 설명했다. 스캇은 연습경기 전후 개인 트레이너에게 마사지를 받는다. 각 상황에 따라 부위와 방법이 모두 다르기도 하다. 몸을 푸는 것도 자신만의 확실한 순서가 있다. 놀라운 것은 이를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진행한다는 것이다.
훈련 이외의 생활도 다르다는 것이 허 코치의 설명이다. 허 코치는 “먹는 것, 잠자는 것, 운동하는 것 모두 자신만의 확실한 지론이 있다. 단백질뿐만 아니라 코코넛 버터 등 영양소를 골고루 채우기 위한 식단이 있다”라고 했다.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람 SK 운영팀 매니저 역시 “오후 9시가 되면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하루 24시간을 철저한 계획 속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어떤 성적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몸 관리는 국내 선수들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SK 선수들도 스캇의 이런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몇몇 선수들은 플로리다 전지훈련 당시 ‘프로틴’ 등을 구매하는 일도 있었다. 아예 스캇은 플로리다 전지훈련 당시 팀 선수들을 상대로 ‘영양학 개론’ 강좌를 열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스캇은 이 자리에서 “맥주 한 잔을 할 때도 반드시 흑맥주를 먹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등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이런 스캇의 모습은 2000년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당시 1년간 삼성에서 뛰었던 프랑코는 메이저리그의 선진 웨이트트레이닝 기법과 그 필요성을 한국에 알린 인물이다. 한국프로야구 발전에 적잖은 공을 세운 선수로 기억된다. 스캇의 이런 모습도 당시와 흡사하다. 스캇이 프랑코와 같은 선구자의 몫을 하면서 좋은 성적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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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