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조짐’ SK 마운드, 겨울에 무슨 일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27 13: 30

SK의 마운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연습경기 성적 때문이 아니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구위가 지난해에 비하면 훨씬 좋다. 조웅천 투수코치를 위주로 똘똘 뭉쳐 겨울을 보낸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SK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4.16에 그쳤다. 리그 6위에 머물렀다. 항상 1·2위를 다투던 극강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선발도 고전했고 불펜은 최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살아나는 모습이다. 10경기에서 3.24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연습경기 성적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훨씬 좋다. 선수들의 몸 상태, 표정도 마찬가지다.
성적보다 더 고무적인 부분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지난해 부상으로 제대로 된 출발을 하지 못했던 김광현 윤희상 박정배 박희수 등의 선수들이 올해에는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경쟁구도가 치열해짐에 따라 기존 선수들도 덩달아 분발하는 효과가 나고 있다. 채병룡 임경완 등의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이창욱 윤석주 박민호 등 새롭게 등장한 얼굴들도 1군 진입을 위해 땀방울을 쏟고 있다.

지난해 불펜코치에서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긴 조웅천 코치도 흐뭇한 미소다. 조 코치는 “보통 25인 엔트리에 투수가 12명인데 올해는 고민이 된다. 좋아도 고민이고 나빠도 고민인데 좋아서 고민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투수들의 컨디션이 대부분 다 좋다”라고 웃었다. 겨울까지만 해도 “더 분발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드러냈던 조 코치였음을 생각하면 확실히 분위기와 현재 상태가 좋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SK 마운드를 상승세로 돌려놓은 전환점은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전지훈련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훈련 방법 변화가 주요한 원인이다. 조 코치는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 선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맞춤형 훈련 계획을 세웠다. 전반적으로 많이 던지고 러닝 강도를 높이면서 자신의 보완점을 찾는 것을 큰 줄기로 잡았지만 그런 스타일이 아닌 선수들은 과감하게 자신의 계획대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여기에 조 코치는 선수들에게 제구를 강조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피칭을 주문했다. 조 코치는 “타자들은 잘 쳐도 3할 아닌가. 도망가기보다는 제구를 낮은 쪽으로 잡아가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고 팀 투수들의 겨울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 효과는 연습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투수들의 경기 운영이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조 코치의 진단이다. SK 투수들은 연습경기 89이닝에서 22개의 볼넷을 내줬다. 9이닝당 2.2개 정도다.
이런 호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구단의 기대다. 주축 선수들이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고 워낙 경쟁이 치열해 선수들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선발진은 5선발을 놓고 3~4명이 경쟁하고 있고 불펜은 말 그대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4강 재진입을 노리는 SK에 ‘마운드 안정’이라는 좋은 징조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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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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