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27)은 국내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더 무서운 것은 매년 발전하는 타자라는 점이다. 이런 최정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선생님이 생겼다. 바로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루크 스캇(36)이다. 스캇의 조언 속에 최정이 또 한 번 성장할 가능성 또한 보이고 있다.
최정과 스캇은 올해 SK 중심타선을 이끌어나갈 축으로 손꼽힌다. 최정-스캇 라인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SK 중심타선의 무게감도 결정될 전망이다. 아직 전체적인 타선 구상을 끝내지 않은 이 감독이지만 3번 최정, 4번 스캇의 구도는 사실상 확정됐다. 최소 50홈런 이상, 내친 김에 60홈런 이상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정은 스캇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선수로 손꼽힌다. 스캇이 뒤를 받침에 따라 좀 더 편한 환경에서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여건이다. 여기에 경기장 밖에서는 조언을 구하며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고 있다. 경기 전 연습 때마다 스캇에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보완할 점을 찾는다. 평소에도 미겔 카브레라 등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들의 영상을 끊임없이 돌려보며 자신을 채찍질했던 최정이기에 이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26일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도 이런 광경이 발견됐다. 타격훈련 때 최정은 스캇과 스윙시 자신의 왼팔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캇은 최정의 이야기에 직접 시범을 보이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스캇은 최정에게 “스윙시 왼팔이 몸에 붙지 않고 다소 떨어져 나온다”라고 하면서 “왼팔이 몸에 붙어 있어야 배트가 수평으로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배트 각도가 아래에서 위로 나올 수밖에 없어 힘없는 뜬공이 나온다”라고 조언했다.
최정도 이런 스캇의 조언에 폼을 고쳐보는 등 보완점을 찾는 모습이었다. 스캇은 “왼팔 움직임이 좋지 않으면 높은 공에 약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는데 최정도 “맞다. 내가 높은 공에 조금 약한 편이다”라고 슬며시 미소 지었다. SK의 한 관계자도 “최정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틈날 때마다 스캇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본다”라고 말했다.
스캇의 조언을 최정이 모두 채택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적당한 폼이 있고 스캇의 이론이 모두 맞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워낙 발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최정이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를 시험해보는 성격인데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선수들의 타격 이론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확고한 지론을 완성한 스캇의 조언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김경기 타격코치도 이런 스캇의 존재가 최정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김 코치는 “스캇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상대 투수가 최정과 정면승부하는 빈도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최정은 공격적인 스타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과 스캇이 보여줄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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