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주말드라마는 가라.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과 MBC ‘사랑해서 남주나’가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도 흥행에 성공하며 주말드라마는 ‘막장’만 된다는 흥행 공식을 기분 좋게 깨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지만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내는 현실적인 갈등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구성을 보이고 있는 중. 두 작품 모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작품성까지 인정받고 있다.
‘참 좋은 시절’은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각박한 생활 속에 잠시 잊고 있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사랑해서 남주나’는 인생의 황혼기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과 좌충우돌 부딪히며 성장해 나가는 청춘들의 사랑, 가족 이야기를 담는다.

이 드라마들은 가족간의 벌어지는 갈등을 촘촘하게 그리면서도 흥미를 놓치지 않는 중. 주로 주말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비현실적이고 파격적인 전개로 ‘막장 드라마’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 두 드라마는 막장 전개를 지양하고도 재미를 안긴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접근법과 설득력 있는 인물 표현으로 공감을 잡기 때문이다. 2회가 방송된 ‘참 좋은 시절’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인물들의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고, 불륜과 전 연인이 가족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 ‘사랑해서 남주나’도 이야기의 당위성을 잃어버리지 않게 상당히 분투 중인 게 느껴지고 있다.
덕분에 막장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도 ‘참 좋은 시절’과 ‘사랑해서 남주나’는 정석을 가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참 좋은 시절’의 전작 ‘왕가네 식구들’이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높은 시청률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되는 행보다. ‘참 좋은 시절’과 ‘사랑해서 남주나’가 막장 드라마만 쏟아지며 안방극장을 피로하게 만드는 방송가의 안타까운 풍속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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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