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내내 논란이 됐던 SK의 두 특급 투수의 보직이 결정됐다. 요약하면 원래 자리로 들어간다. 지난해와 같이 김광현(26)은 선발로, 박희수(31)는 마무리로 시작한다.
이만수 SK 감독은 27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10-4로 이긴 뒤 올 시즌 마운드 운영 방안의 일부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김광현은 선발, 박희수는 마무리로 쓰겠다”라고 구상을 확정지었다.
당초 이 감독은 “김광현을 마무리로 쓸 수도 있다”는 구상을 드러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런 구상은 박희수의 몸 상태와 연관이 있다. 이 감독은 26일 “박희수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조금 늦게 올라왔다. 지난해 막판에 조금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희수가 오키나와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그런 시나리오를 쓸 이유가 없어졌다.

이 감독은 27일 경기 후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설이 나왔던 것도 박희수의 부상 우려와 컨디션 저하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박희수가 건강하고 베스트의 몸 상태였으면 처음부터 나올 수 없는 이야기였다”라고 한 뒤 “늘 박희수의 구위를 점검한 결과 지난 마무리 훈련부터 꾸준하게 베스트 컨디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충분히 보였고 구위도 좋았다. 올 시즌은 박희수에게 본연의 임무인 마무리 역할을 맡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중책을 맡은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훈련에 꾸준히 집중해준 김광현, 박희수 선수에게 진심으로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라고 덧붙이며 두 선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로써 SK의 올해 마운드 운영 방안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선발진은 김광현 윤희상이라는 ‘좌우 에이스’와 함께 외국인 선수 두 명(조조 레이예스, 로스 울프)이 이룬다. 마지막 5선발은 백인식 채병룡 여건욱 등이 마지막까지 경쟁할 예정이다.
마무리로 박희수가 자리를 잡음에 따라 불펜진도 지난해 골격을 유지하게 됐다. 현재까지는 박정배 진해수 윤길현 등 지난해 필승조의 우선 중용이 점쳐지지만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다른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갈 수 있다. 이 감독도 이 점을 강조하면서 시범경기까지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력에서 크게 추가된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지난해 이상의 전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광현 윤희상 박희수 박정배 등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채병룡 임경완 전유수 이재영 등 기존 전력들도 훨씬 나은 모습으로 호시탐탐 이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창욱 윤석주 박민호 등 새로운 전력들도 기대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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