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임영진, 정유진 기자] 그야말로 전쟁의 밤이다. 27일 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유종의 미를 거뒀고 MBC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는 야심만만 출사표를 던졌다. 한날 한시 어떤 드라마는 아쉽지만 행복한 종영을 했고 어떤 작품은 유쾌하고 힘차게 출항했다.
일단 방영 내내 압도적인 독주를 이어온 '별그대'에 시청자들의 이목은 집중됐다. '별그대'는 최종회에서 시청률 30% 고지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종회 방송 직전까지 온라인에는 결말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졌꼬 온갖 추측과 출처를 알 수 없는 스포일러들이 떠돌았다.
'앙큼한 돌싱녀'는 이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별그대'의 최종회에 과감하게 정면승부했다. 통상적인 편성 관례를 깨고 이날 1, 2회를 연속 방송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별그대' 막판 뒷심에 대한 불안보다는 동시간대 또 다른 경쟁작 KBS 2TV '감격시대'를 견제하겠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나란히 최종회와 첫회를 내보낸 두 작품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살펴본다.
'별그대' 돌아온 김수현, 전지현과 해피엔딩..판타지는 예뻤다!
최종회에서는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송이(전지현 분)가 다시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2014년 자기 별로 돌아갔던 민준은 송이를 만나기 위해 지구로 돌아왔다. 처음 5초에 불과했던 민준의 체류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3년 후에는 1년 2개월 째 송이 곁에 머물게 됐다.
자기 별로 떠났던 민준이 송이 앞에 나타나 말을 걸었던 것은 영화제에서였다. 민준은 시간을 멈추고 송이 앞에 나타났다. 그는 영화제 참석을 위해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던 송이에게 재킷을 입혀주며 "내가 이렇게 다 파진 거 입고 쏘다니고 그러지 말랬지"라며 잔소리를 했다. 이어 "나야, 나라고. 미안해. 너무 늦었지"라며 입을 맞췄다.
입을 맞춘 후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갔던 민준은 다시 시간이 흘러 송이를 찾아왔다. 언제 자기 별로 돌아갈지 모르다는 불안함이 있지만, 동시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행복한 기다림이 공존했다.
지난 26일 방송에서 민준은 송이, 장영목(김창완 분)과 작별 인사를 하며 새드엔딩을 암시했다. 실제로 민준은 400년 만에 자신의 별로 돌아가며 송이와 이별을 했다. 하지만 민준은 송이를 잊지 못해 다시 지구로 돌아와 재회했다.
우려했던 새드엔딩은 없었다. 동화같은 판타지 '별그대'는 마지막까지 아름답고 예쁘게 남았다. 다소 어려움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민준과 송이가 함께 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흐뭇하기 충분했다.
'앙돌' 주상욱-이민정, 변신이 관건..앙큼한 출발
'앙돌'은 발랄하고 유쾌한 '돌싱' 로맨스였다. 무엇보다 고동선 PD 특유의 발랄한 연출과 망가짐을 불사한 이민정, 주상욱 두 배우의 유쾌한 코미디 연기가 백미.
첫회는 고시촌의 국밥집 딸 나애라가 어리바리해 보이는 고시 준비생 차정우(주상욱 분)를 유혹하는 장면에서 시작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남편을 만나 현모양처가 되는 게 꿈이었던 나애라는 고시생 차정우를 기다렸고, 차정우가 고시에 붙자 곧 결혼을 해 꿈에 그리던 신혼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나 이도 잠시, 나애라에게는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무원으로 잘 살던 남편이 사업을 하겠다며 회사를 때려치운 것. 나애라는 계속해서 사업에 실패하는 남편 차정우를 뒷바라지 하기 위해 고깃집 불판 갈기 아르바이트와 보험 설계사 일, 의류 판매직까지 전전하며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고된 노동으로 아이를 유산하기까지 했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했고, 서로에게 씁쓸한 기억만을 남기게 됐다.
몇년이 흐른 후 차정우는 벤처 기업의 대표로 성공하게 됐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던 다시 자신을 홀대하던 전 부인 나애라에 대한 악몽같은 기억을 갖고 이를 악 물고 성공을 위해 내달려온 상황. 차정우는 나애라를 떠올리며 분노했다. 상처가 심해 어리바리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여자들을 향해 차갑기만 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으로 변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주상욱과 이민정은 각기 자신들이 갖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를 기가 막히게 재활용해 코미디의 요소로 사용했다. 과장된 캐릭터들과 빠른 전개, 유쾌한 연출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주며 앞으로의 내용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별그대'가 떠난 안방, 과연 '앙돌'의 출사표가 어떤 평가를 얻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오는 3월 5일 첫 방송될 '별그대' 후속 '쓰리데이즈'가 가세하면 새롭게 짜여질 수목극 판도는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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