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도전’ 박건우 “친구들 전화도 안 받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28 05: 59

두산 베어스 외야의 유망주 박건우(24)가 기존 주전들을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박건우는 현재 진행 중인 팀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외야수로 한정하면 주전 우익수로 고정될 확률이 큰 민병헌과 함께 가장 질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10-3으로 승리한 27일 세이부 라이온즈전 결승타의 주인공도 박건우였다. 점수 차는 컸지만, 박건우가 결승타를 때린 7회초만 하더라도 2-2로 양 팀은 팽팽히 맞서 있었다. 박건우의 적시타 한 방이 흐름을 두산으로 가져온 것이다.
두산 김태룡 단장도 박건우 이야기를 꺼내자 흡족해했다. 김 단장은 박건우의 달라진 체격에 대해서도 “이번 캠프에서 박건우를 보니 어른 몸이 돼 있더라”라며 놀라워했다. 김 단장의 말은 사실이다. 박건우는 “사람들이 커졌다고 말한다. 평소 83kg였다가 92kg까지 갔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85kg까지 갔는데, 거기서 더 키웠다”고 밝혔다.

빠른 발이 장점인 박건우에게 이번 시즌 도루 목표를 묻자 의외로 아주 큰 수치를 말하지는 않았다. 박건우는 “2군에서 28개까지 해봤는데 20개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대신 체중을 증량한 만큼 장타 목표는 커졌다. 박건우는 “이런 몸으로 똑딱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장거리 타자가 돼야 한다”며 하겠다는 말보다 해야만 한다는 절실함도 내비쳤다.
그 절실함은 흔들리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어떻게 운동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박건우는 “친구들 전화도 잘 받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 운동을 하지 않는 날도 집에서 쉬기만 한다. 운동을 하는 날은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서 북한산에 간다”며 자신의 스케줄도 공개했다. 등산은 하체를 단련시키는 동시에 생각을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박건우의 생각.
기술적으로는 스타트 보완을 통해 도루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팀이 러닝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스타트보다는 가속도가 좋은 편인데 스타트 연습을 많이 했다”며 박건우는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루보다는 장타에 더 욕심을 내겠다고 했지만, 박건우는 상대 내야를 흔들 수 있는 도루라는 무기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주전 같은 백업은 주전을 긴장하게 해 팀 전체를 강하게 만든다. 두산이 기대했던 박건우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 박건우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박건우를 주전으로 쓸 수는 없는지를 두산에게 묻고 있다.
쉬어야 할 시간에 친구들과의 시간보다는 산행을 택할 정도로 박건우는 절실하게 발전을 원하고 있다. 박건우의 간절한 바람이 비교적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두산 외야 주전층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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