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조동화, 팀플레이어의 가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28 08: 37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은 아무래도 자신의 개인 기록을 챙기기 마련이다. 생애 한 번 찾아올 수도 있는 기회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 그런데 조동화(33, SK)는 조금 다르다. 그래도 ‘팀플레이’를 외친다.
조동화는 지난해까지 프로통산 869경기에 뛴 베테랑이다.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맞이하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올해를 끝으로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에 올해 성적까지 좋다면 자신의 가치를 한껏 인정받을 수 있다. 조동화도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있다. 조동화는 “몸 상태는 좋다. 올해는 한 번 승부를 걸어보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조동화는 견실한 수비와 빠른 발, 그리고 탁월한 작전수행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소금이다. 다만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SK 외야는 전쟁터다.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라는 기존 선수들에 지난해 새롭게 부각된 한동민 이명기가 있다. 여기에 김상현 스캇도 외야수로 활용될 수 있고 김재현 임훈이라는 중견급 선수들도 오키나와 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조동화도 “팀은 좋겠지만 당사자들은 피가 튀긴다”라는 말로 치열한 경쟁을 대변했다.

이러다보면 아무래도 사람이 이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가장으로써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딸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라며 살며시 웃는 조동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조동화는 “그래도 팀이 우선 아니겠는가”라고 말한다. 조동화는 지난해 이명기 한동민 등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팀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도 이런 마음가짐은 계속된다. 리그 최고의 팀플레이어답다.
최근에는 훈훈한 미담도 있었다. 조동화는 올해 캠프 들어 두 차례 경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상금도 받았다. 그러나 그 상금은 조동화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조동화는 두 번 모두 팀 후배인 포수 허웅에게 상금을 줬다.
조동화는 그 이유에 대해 묻자 “허웅이 ‘팀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 기특해서 줬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조동화는 “허웅이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몫을 잘 한다. 묵묵하게 파이팅을 외치곤 한다. 대인관계도 좋아 동료들의 기를 살려주는 데도 능하다. 그런 것이 기특했다”라면서 “그런 것이 팀플레이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FA를 앞두고 있지만 이처럼 조동화의 시선은 자신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팀을 위한 헌신. ‘FA 조동화’의 가장 큰 가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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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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