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가 재벌이 된 전 남편을 유혹하려는 여자가 왜 그런 ‘욕먹을 만한’ 일을 벌이고 있는지에 대해 당위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이 흔히 범할 수 있는 ‘무개념 캔디’가 아닌 처절한 생활고와 오해로 비롯된 좌충우돌 ‘전 남편 꼬이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는 이혼한 전(前)남편과 전(前)처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 진정한 배우자, 진정한 결혼에 대해 깨닫게 되는 로맨스 코미디다.
생활고로 인해 남편 차정우(주상욱 분)와 이혼한 나애라(이민정 분)가 오해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정우와 재결합하고자 분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두 남녀의 성숙한 사랑을 담을 예정. 1, 2회 연속 방영된 이 드라마는 왜 애라가 정우와 갈라섰고 다시 매달리는지를 촘촘하게 다뤘다.
일단 애라는 거듭된 사업 실패에도 허황된 꿈을 꾸는 무능력한 아버지로 인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며 공무원과의 결혼을 꿈꿨다. 하지만 정우가 벤처사업을 시작하면서 한동안은 자신이 가장으로서 정우를 뒷바라지했다. 몸이 부서질 정도로 일했지만 정우의 거듭된 사업 실패는 애라를 고통으로 몰고갔고 결국 이혼했다.
이혼 후 정우가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대박이 나자 씁쓸해 하면서도 인연을 이어갈 생각을 못한 개념 가득한 여자였다. 애라를 낭떠러지로 밀고간 것은 정우의 오해 섞인 실언과 그런 정우의 위자료를 빚 갚는데 활용한 무능력한 오빠 때문이었다. 어찌할 도리가 없는 가난과 자신을 멸시하는 정우의 오해 섞인 시선은 애라를 처절하게 만들었고 복수심 섞인 유혹의 밑바탕이 됐다.
2회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는 애라가 정우를 꼬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이를 가는 모습이 그려지진 않았다. 다만 왜 애라가 정우를 유혹하는 무리수를 던졌는지에 대해 당위성 있게 담았다. 단순히 떼돈을 번 남편에 대한 미련 때문이 아닌 꼬이고 꼬인 악화된 현실과 그로 인해 입은 상처 때문인 것.
사실 ‘앙큼한 돌싱녀’는 고난 속에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유부녀판 캔디와 가깝다. 애라라는 인물 자체가 귀여운 속물인데 이 같은 이야기는 설득력 있게 그려지며 앞으로 애라가 펼칠 황당무계한 유혹 작전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눈물 마를 날 없지만 환하게 웃는 애라를 연기하는 이민정의 열연이 곁들어진 ‘앙큼한 돌싱녀’가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한편 '앙큼한 돌싱녀'는 SBS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 회와 맞붙은 첫 방송에서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으며, 오후 11시대에 방송된 2회는 6.4%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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