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에 악재가 생겼다. 새 외국인 투수로 큰 관심을 모았던 J.D 마틴의 부상이다. 약해진 불펜을 선발의 힘으로 만회하려던 류중일 감독의 구상도 꼬였다.
류 감독은 27일 “마틴이 러닝 중 부상을 당했다. 오른 햄스트링 부위인데 4~6주 정도는 뛰지 못할 것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러닝을 너무 의욕적으로 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독이 됐다. 마틴은 3월 초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 삼성 STC에 들어가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부상 정도가 아주 큰 것은 아니다. 어깨나 팔꿈치와 같이 치명적인 부위도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시작 개막에 맞추기는 어려워졌다. “제구력이 괜찮고 안정감도 있다”라면서 마틴이 선발진의 한 축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던 류 감독의 얼굴도 조금은 어두워졌다.

류 감독이 당초 구상했던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삼성은 올해 불펜 전력에 누수가 있다. 든든한 마무리로 활약했던 오승환이 일본으로 건너간 까닭이다. 안지만이라는 대체 마무리 자원이 있지만 그만큼 중간이 허술해졌다. 새로운 투수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류 감독의 마음에 썩 드는 선수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류 감독이 주목한 지점이 바로 선발이었다.
삼성 선발진은 최근 3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6선발 체제를 써도 될 만큼 자원이 풍부했다. 올해도 선발 투수들이 건재하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차우찬 등 선발 요원들이 있고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더해지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의 페이스는 원래 조금 늦은 편이다.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나머지 선발 투수들도 다 괜찮다”라면서 “결국 올해는 선발이 어느 정도 버티느냐가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마틴이 이탈했다.
마틴의 부상이 아주 긴 것은 아니지만 가뜩이나 “올해 투수진이 약해진 것 같다”라던 류 감독이 또 한 번 전략 수정을 고려해야 함은 분명해졌다. 최근 외국인 선수의 덕을 그다지 보지 못했던 류 감독과 삼성 마운드에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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