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가 화끈해질 듯하다. 연습경기부터 외국인 타자들이 하나둘씩 홈런을 신고하며 대포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랜만에 1000홈런 시대를 기대해 볼만하다.
프로야구는 올해부터 외국인선수 쿼터를 확대하며 각 팀마다 타자를 1명 이상 배치하도록 조치했다. 지난 2년간 외국인 타자가 없었지만 올해는 각 팀마다 1명씩 총 9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등장했다. 저마다 화려한 경력 또는 빠른 적응력을 무기로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가장 화려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으는 SK 루크 스캇은 이제 서서히 거포 본능을 뽐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개의 홈런을 때린 스캇은 지난달 20일 삼성전에 우월 투런포로 홈런 신고한 데 이어 28일 LG전에서도 큼지막한 우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빅리거의 파워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스캇에 비해 경력이 미미했던 LG 조쉬 벨과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도 연습경기에서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만만치 않은 힘을 자랑하고 있다. 벨은 스위치히터이지만 좌우 타석에서 큰 차이없는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나바로도 중거리 타자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예상밖으로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 중이다.
두산의 메이저리거 출신 거포 호르헤 칸투도 지난달 27일 세이부와 연습경기에서 우측 폴대로 향하는 투런포로 홈런 신고했다. 칸투 역시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이 104개로 대단한 파워를 자랑한다. NC 에릭 테임즈도 자체 평가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연습경기에서도 홈런성 타구를 뿜어내며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 한화 펠릭스 피에, 넥센 비니 로티노는 감기 몸살과 잔부상 등으로 아직 화끈한 홈런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케 한다.
외국인 타자들의 대포쇼로 프로야구도 1000홈런 시대를 다시 맞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국인 타자들이 득세한 1999년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 1274개 홈런이 터진 이래 2003년까지 5년 연속 해마다 1000개 이상의 홈런이 나왔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1155개가 마지막 1000홈런 시대. 당시 로베르토 페타지니, 카림 가르시아, 클리프 브룸바, 덕 클락이 20홈런 이상 터뜨렸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들이 종적을 감추기 시작한 2011~2013년에는 홈런이 770개-615개-798개에 그쳤다. 외국인 타자 대포쇼에 자극받을 토종 거포들까지 가세하면 1000홈런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때보다 화끈한 야구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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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벨-나바로-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