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이 올해 첫 공식등판부터 우타자 킬러의 면모를 발휘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렌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30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 2개를 허용했다. 탈삼진은 없었지만 컨디션 조절 성격이 강한 등판임을 염두에 두면, 2014시즌을 대비해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등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화이트삭스의 우타 라인업이었다. 화이트삭스는 1번 타자 애덤 이튼을 제외한 모든 타자들을 우타자로 배치했다. 류현진이 좌타자보다 우타자에게 강하기 때문에 류현진을 의식한 라인업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좌투수를 상대로 우타자를 전면 배치한 것은 흥미를 끌만했다.

결과는 예상 그대로 나왔다. 류현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타자에 막강했고, 위기에선 더 날카로워졌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4푼5리, 득점권 피안타율 2할2푼8리의 기록을 그대로 증명해보였다. 1회초 첫 타자 이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내리 세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2회부터는 장기인 체인지업도 섞어 던졌다. 데얀 비시에도를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플라이처리 했고, 폴 코너코는 3루 땅볼로 잡았다. 맷 데이비슨에게 던진 커브가 2루타로 이어졌으나, 고든 베컴을 2루 땅볼로 잡아 위기극복능력을 재현했다.
개막전까지 관전 포인트는 좌타자 상대와 변화구다. 2013시즌 류현진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우타자보다 높은 2할 7푼이었다. 그러나 전반기보다 후반기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해지면서 좌타자를 극복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프링 트레이닝 불펜피칭 내내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을 크게 하는데 집중한 만큼, 향후 시범경기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류현진은 작년에도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첫 시범경기에 등판, 메이저리그 통산 첫 공식 등판을 1이닝 무실점으로 장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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