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도 갸우뚱한 송승준 신무기 정체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01 08: 06

"우타자 몸쪽으로 떨어지긴 하는데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34)은 지난해 12승 6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 2년 만에 다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12경기에서 8승 2패 평균자책점 2.99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비결은 신무기 장착에 있었다.

 
작년 시즌을 준비하며 송승준은 투심 계열의 공을 준비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에게 사사받은 송승준은 지난해 초반 "비밀무기"라며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 시범경기까지는 종종 이 공을 던졌지만 정작 정규시즌에 돌입해서는 기존 구종만 던졌다.
 
송승준이 이 공을 다시 꺼내든 것은 작년 9월이다. 송승준은 "10승이 걸려있는 두산전(9월 23일)이었는데 무슨 공을 던져도 두산 타자들이 다 치더라.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는 생각으로 갑자기 던지기 시작했는데 이게 통하더라. 그 다음부터 신나게 던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송승준의 '신무기'는 공을 엄지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으로 찍는 것처럼 잡아야 한다. 이때 공과 손바닥은 맞닿지 않는다. 그는 "작년 전지훈련에서 정민태 코치님이 가르쳐주셨다. '이렇게 잡고 던져봐'라고 알려주셨는데 사실 나와는 안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송승준은 "익숙하지 않은 공이라 그런지 엉뚱한 곳에 처박히기 일쑤였다. 그래서 정규시즌 들어가서는 거의 던지지 않았다"고 했다.
 
송승준은 자기 자신도 이 공의 구질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타자 앞에서 공이 '스윽' 가라앉는 느낌이다. 공을 투심이나 싱커 그립으로 잡는 게 아니라서 그 공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데, 움직임만 보자면 투심과 유사하다"고 했다. 참고로 투심은 우투수가 던졌을 때 우타자 몸쪽 아래로 살짝 휘어져 떨어진다.
 
보통 투수들은 속구를 던질 때 공과 손바닥이 맞붙도록 한다. 오승환은 마치 집게로 공을 잡는 것처럼 손가락 악력으로 공을 쥐고 던지는 걸로 유명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이렇게 던져야 공에 온전히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송승준이 던지는 공의 그립을 살펴본 김 감독도 "그냥 떨어지는 공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송승준은 적극적으로 이 공을 던지고 있다. 그는 "새로운 구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잘 익혀서 실전에서 사용하겠다"고 말한다. 신무기를 앞세운 송승준의 올 시즌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