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호 LG, 더 이상 ‘기회의 땅’ 아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01 11: 25

불과 2년 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예전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약점을 메우거나 신예 선수의 도약이 절실했으나, 이제는 빈틈을 찾기가 힘들다. 군 전역, 혹은 올해 LG로 이적한 선수들 모두 ‘기회’를 맞이한 것이 아닌, 치열한 ‘경쟁’과 마주하는 중이다.
LG는 1일 KIA전을 앞두고 오키나와 연습경기 전적 4승 2패 2무를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을 가동하면서도 경기 내용이 영양가가 있다. LG 연습경기는 더 이상 재능만 넘치는 신예 선수들의 무대가 아니다. 퓨처스리그를 지배했거나 1군서 기량이 증명된 선수들이 연습경기 무대를 수놓고 있다.
예상대로 마운드부터 포화상태다. 레다메스 리즈의 공백이 크지만, 코리 리오단이 날카로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반전을 꾀했다. 여기에 지난해 31승을 합작한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 토종 선발 3인방이 있고, 신재웅 김광삼 윤지웅 김선우가 남은 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빠르면 3월말 리즈를 대체할 외국인투수가 LG 유니폼을 입을 예정인 가운데, 시즌 초 선발로테이션 구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불펜은 선발진보다 더 치열하다. 이동현-봉중근 필승공식이 건재하고 류택현과 이상열의 베테랑 원포인트 릴리프 라인도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정현욱은 2경기 연속 무피안타 무실점 행진 중이다. 140km 후반대 구속을 찍으며 스프링캠프서 가장 빠르게 페이스를 올린 정찬헌은 필승조 합류 도전장을 던졌다. 유원상과 임정우 역시 자기 페이스만 찾으면 충분히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지난해 꾸준하지 못했던 불펜 사이드암 라인은 새로 합류한 신승현과 김선규가 책임지려고 한다. 좌완 파이어볼러 신인 임지섭 또한 다크호스다.
야수진에선 만년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킬 기세다. 이병규(7번)와 정의윤이 동시에 페이스가 올라와 안 그래도 치열한 외야진 경쟁에 불을 붙였다. 2차 드래프트서 건진 대어 임재철은 LG에 노련함을 더하려 한다. 여기에 내외야 겸업에 나선 문선재와 백업 외야수 양영동 신인 배병옥이 있다. 이대로라면 2014시즌에는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외야 빅3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박경수가 부상으로 더딘 출발을 했지만, 백창수가 돋보이고 김용의 또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무엇보다 물음표였던 조시 벨이 공수서 맹활약, 연습경기 내용만 보면 충분히 4번 타자 자리와 3루를 차지해 골든벨을 울릴 기세다. 정성훈의 1루 전환도 순조로우며 오지환 손주인 키스톤 콤비 또한 건재하다. 2군 홈런왕 최승준의 장타력도 돋보인다. 포수진에선 현재윤이 수술과 재활로 스프링캠프서 빠졌으나, 윤요섭과 최경철이 투수들과 절묘한 호흡을 과시한다.
지난 2년 동안 김기태 감독의 철학이 선수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이렇게 2군 혹은 1.5군 선수들의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도구를 사용하는 스포츠는 조금만 쉬어도 티가 난다. 골프 선수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한다고 하지 않나. 야구도 마찬가지다. 타격의 경우 2, 3일만 배트를 놓고 있으면 감이 완전히 떨어진다. 일주일을 안 잡으면 프로선수도 아마추어 수준이 된다”며 ‘꾸준한 연습이 곧 프로’라는 지론을 강조해왔다.
이를 인지한 LG 선수들은 한 겨울에도 잠실구장서 땀을 흘리거나 사이판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더 이상 LG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만들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전에 몸을 만들고 스프링캠프에선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한다. LG의 도약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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