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 소유와 정기고의 듀엣 '썸'의 인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7일 정오 발표된 이 곡은 곧바로 '렛잇고'를 모든 차트 정상에서 끌어내리며 '올킬'을 기록하더니 2월의 세찬 컴백 바람을 맞고도 1일 오전 현재까지 각 차트 정상권을 수성하고 있다. 프로젝트성 음원으로는 이례적으로 각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소유의 활약으로 씨스타는 '뭘 해도 되는 그룹'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썸'은 노래의 롱런에 가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썸을 타다'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만큼, 본격적인 연애를 앞두고 '간을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을 제일 먼저 포착, 이슈를 선점한 가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에 놓인, 혹은 놓여봤던 사람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가사가 '썸'을 계속 듣게 되는 역할을 한다는 것. 현실이 팍팍하고 이해타산이 앞서는 요즘 20대들이 연애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답답한 마음이 잘 그려졌다는 평가다.
소속사 스타십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사실 가사가 쉽게 나온 건 아니다. 매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걱정을 많이 했던 부분이었는데, 다행히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공감이 많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가사는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이게 무슨 사이인 건지 사실 헷갈려' 등의 후렴구로, 애매하고 헷갈리는 남녀 사이를 리드미컬한 라임을 맞춰 기가 막히게 묘사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은 알앤비 창법이 가사에 대한 집중도도 높였다. 현란한 기교보다는 담백한 노래로, 편하게 듣는 이지 리스닝 음악을 만들어낸 것. 특히 효린에 비해 보컬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소유의 음색과, 처음 메인스트림으로 나선 정기고의 음색이 신선하기도 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소유가 효린과 완전히 다른 음악과 조합으로 다른 영역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주류/비주류를 오가며 다양한 콜라보를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곡은 유명 작곡가 김도훈을 비롯해 제피, 에스나가 맡았다. 특히 '슈퍼스타K3'에 출연하기도 했던 에스나의 '감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도훈과 에스나는 거미&휘성의 '스페셜 러브'를 공동작곡하며 음원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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