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LOL팀 팀레이싱, "여자들도 남자 못지 않아요"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3.01 10: 54

보고만 있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그들이 대한민국을 주름잡고 있는 인기 e스포츠 종목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여성부 리그인 LOL 아마추어 챌린지 레이디스 특별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때로는 당당해보이고, 때로는 상큼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들은 김하음 오지은 천보영 홍은빈 민시아 홍지연 등 인기 절정의 레이싱 모델들이 의기투합한 팀 레이싱이다. 절로 탄성이 나오는 매력을 발산하며 팬들의 오감을 사로잡는 그들은 예사롭지 않은 LOL 실력을 보여주면서 더욱 더 남성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지친 일상의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곤 했다는 팀 레이싱은 한국 서버 시절 초기부터 LOL을 즐겼다는 맏언니 김하음을 비롯해 속성으로 실력을 끌어올렸지만 징크스로 당당하게 전장을 누빈 천보영, 다이아 랭크의 친동생들에게 실력을 전수받았다는 홍은빈 홍지연 자매 등 저마다의 개성을 LOL을 통해 마음껏 발산했다.

팀 레이싱은 지난달 15일 온게임넷서 녹화방송된 'LOL 아마추어 레이디스 특별전'은 온게임넷 출연진이 나선 OGN여신들을 21-7로 완파했다. OSEN은 지난 달 초 레이싱모델 LOL팀인 '팀 레이싱'을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만났다.
아무무로 종횡무진 전장을 누볐던 김하음을 포함해 천보영 은빈의 하단 듀오의 후반 캐리까지. 승기를 잡은 팀레이싱은 대규모 한타교전에서 천보영의 징크스가 일종의 지뢰인 '와작와작 뻥!'으로 상대의 발을 묶어둔 뒤 연달아 은빈의 소나가 환상적인 크레센도를 적중하면서 조은나래가 홀로 분전했던 OGN 여신을 완파했다.
 
LOL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나온 대답이 거침없었다. 대회 이벤트를 위한 일회성이 아닌 오랜 시간 LOL 즐긴 유저들로 자신들의 내공을 유감없이 입증했다.
"저같은 경우 LOL은 한국 서버가 오픈했을 때부터 시작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다. MMORPG를 하다가 AOS인 LOL은 처음에는 어려워서 한동안 하지 않았죠. 점차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홍지연과 둘이 하다가 홍은빈도 합류했고 결국 민시아도 같이하게 됐죠."(김하음)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어요. 홍지연을 비롯한 동생들이 PC방에서 즐기는 것을 보고 따라서 시작하게 됐는데 초반에 롤을 시작했을 때는 혼자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게임 내에서 도움이 되질 못 하니 동생들도 함께하려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롤이란 게임이 재미있더라고요. 이후 천보영에게 연락이 와서 이렇게 대회에도 참석하게 됐어요."(홍은빈)
 
팀레이싱 멤버들이 평소 LOL을 자주 즐기는 플레이어였지만 대회 참가를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한 법. 최대한 5명의 멤버가 모두 모여서 한 달간 팀 워크를 맞추었다. 대다수 여성 게이머들이 하단 공격수(원거리 딜러)나 서포터를 맡고 있기에 포지션별 사람을 맞추기 쉽지 않았지만 자기 포지션이 아닌 자리도 대회 참가를 위해 포지션을 변경했다.
중단(미드) 라이너나 서포터를 즐겨하던 김하음은 정글러로 포지션을 결정했고, 홍지연은 평소 상단 공격수(탑 라이너)를 맡아했지만 조합을 위해 최적화된 챔피언인 쉬바나를 3일간 맹연습하면서 실력을 뽐냈다.
 
비단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LOL을 평소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묻자 팀레이싱은 화려한 외모 못지 않은 입담을 과시하기도하고 까르륵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아마 평생 듣지 못한 욕들을 LOL을 하면서 다 들어본거 같아요. 여자인걸 알면 더 심한 말도 하더라고요. 경기 하루 전날 연습을 할 때는 남자분들로 구성된 팀을 이긴적이 있는데요. 저희도 짖궂게 '여자들한테 지냐'라고 놀리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가 ‘롤 레이디스’에 출전하는 걸 알고 상대 팀이 팀 명을 계속 물어보시더라고요(웃음)". (김하음)
"전 LOL을 하면 블루를 좀 집착해요. 데미지를 위해서 블루가 꼭 필요하죠(웃음). 사실 LOL을 하기전에 스페셜포스라는 FPS게임이나 아이온을 즐겨했어요. 스페셜포스는 대령과 중령 아이디 몇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니깐요. 아마 아이디 한개로 하자면 소장 정도 될거 같아요. 남자친구 권유로 LOL을 시작했는데 1년간 욕을 엄청나게 먹었죠. 부모님 안부를 수시로 확인 당하고 채팅창에는 항상 ***가 가득했어요. 제 남자친구가 다이아인데 툭하면 저한테 아직도 골드도 안된다고 구박해요",(민시아).
 
취미를 묻자 망설임 없이 게임이라고 말하는 팀 레이싱.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막힘없이 밝히면서 게임을 즐기는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바람과 함께 앞으로 e스포츠 리그에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가를 독려했다.
"위메이드서 서비스했던 창천 온라인에서 제가 랭킹 1위였어요. 게임을 하다보니깐 저도 자연스럽게 랭킹에 신경을 섰죠. 게임을 하다 보면 성별을 따지지 않아야 하는데 여자들과 게임을 하는걸 은근히 피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여자분들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같이 즐겁게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어요"(천보영)
"레이디스와서 다른 팀분들을 보니깐 남자 못지 않게 하시는 거 같아요. 다이아분들도 많고 롤 뿐만 아니라 다른 e스포츠 리그에서도 여자게이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김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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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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