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수, 던질수록 강해지는 SK의 왼쪽 퍼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01 12: 20

연습경기지만 투구 하나하나마다 입에서 기합 소리가 새어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감이 생겼다는 반증이다. 던질수록 강해지고 있는 진해수(28, SK)가 SK 마운드의 비어있던 왼쪽을 채울 퍼즐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SK와 KIA의 2대2 트레이드 때 SK 유니폼을 입은 진해수는 첫 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 우려를 샀지만 후반기에는 확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제구가 잡히면서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의 조합이 위력을 떨쳤다. 잦은 등판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약해진 SK의 왼쪽을 책임질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진해수는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노린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흐름이 좋다. 진해수는 겨울 동안 커브와 투심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이미 위력을 인정받은 직구-슬라이더 조합에 1~2개의 레퍼토리를 더 추가했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커브, 빠른 직구와 좋은 짝이 되는 투심패스트볼 모두 효율적인 구종이다. 진해수는 “투심의 움직임이 괜찮은 것 같다. 타자의 배트를 이끄는 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정신적으로도 강해졌다. 자신감이 붙는 과정이다. 진해수는 “조웅천 코치님께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구, 그리고 제구를 강조하신다. 과감하게 공을 던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사실 진해수는 제구가 좋은 투수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피해간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이미지의 진해수는 잊어도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 적극적인 승부를 즐기고 있다. 이만수 감독 구위보다는 이런 부분에 가장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 이번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8⅔이닝 동안 볼넷이 없다. 진해수도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사실 SK의 왼쪽 불펜 라인은 양적으로 그리 풍부하지 않다. 진해수와 박희수 정도다. 고효준 이승호 등 군 제대 선수들과 재활 복귀 선수들이 있지만 전력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진해수는 “지난해 연투도 많이 해봤는데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괜찮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느낄 수 없었던 자신감과 당당함이다. 진해수가 더 강해져 돌아올 준비를 마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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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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