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유재학 감독이 제자 함지훈에게 숙제를 줬다.
모비스는 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를 86-79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선두 모비스(38승 13패)는 정규리그 우승에 한발자국 더 다가섰다. 패한 전자랜드는 26승 25패로 4위를 유지했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작전시간 중 함지훈에게 “입에 테이프 붙여”라고 지시해 곤욕을 치렀다. 유재학 감독이 공개사과를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코트 위 선수들의 인권논란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 감독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백번 내가 잘못했다. 그 때 독감을 20일 정도 앓았다. 응급실에 갔더니 잇몸에서 고름까지 나왔다. 몸이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카메라가 있는데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함지훈은 경기 중 동료들과의 대화가 거의 없는 편이다. 유재학 감독은 테이프 사건을 계기로 함지훈에게 숙제를 줬다. 바로 연습 중 최소한 두 번은 동료들과 대화를 하라는 것. 슈팅연습을 할 때도 계속 말을 하라고 주문한단다.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이 다음 경기에서 또 그런 실수가 나오더라. 워낙 말이 없는 친구라 경기 중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실수를 하는 것이다. 함지훈에게 숙제를 준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과연 함지훈은 전자랜드전에서 숙제를 잘 끝냈을까. 전자랜드전이 끝난 뒤 유 감독은 “오늘 지훈이가 수비에러를 했는데 나한테 미안하다고 제스처를 하더라. 그냥 넘어가면 지적하려고 했더니, 오늘 나한테 두 번이나 제스처를 해줬다. 만족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좋아야 하는데 함지훈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주장 양동근은 말수가 적은 함지훈이 답답하지 않냐고 묻자 “함지훈이 말을 잘 안한다. 그래서 수비에러가 나는 부분이 있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성격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함지훈이 나보다 농구를 잘해서 형님대우를 깎듯이 한다”면서 농담을 던졌다.
이날 함지훈은 10점,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함지훈이 수다쟁이가 될수록 모비스는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과연 누가 함지훈의 입을 열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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