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니코바 패러디 '후끈'
심리묘사-공감대 높이며 전면 업그레이드
새 출발에 나선 tvN 'SNL코리아'가 사회 전반의 이슈를 촘촘히 활용하며 이후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여전히 1차원적 스킨십 등으로 웃음을 유발하려는 코너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다양한 이슈를 최대한 활용해 공감대를 대폭 높인 모양새다.
1일 방송은 삼일절 이슈와 파이터 윤형빈을 버무린 'GTA'로 문을 열어,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패러디한 후 소트니코바 갈라쇼 패러디로 정점을 찍었다. 여성 육아문제와 스킨십 문제를 놓고 '찌질하게' 구는 남자들을 풍자한 코너까지 여성 공감 유머도 확연히 늘었다.
유희열이 진행하는 뉴스 업데이트는 '피플 업데이트'로 바꿔 신동엽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유희열은 보다 더 밝아졌고, 신동엽을 집중 조명하는 빅데이터 분석도 흥미로웠다. 마치 미국 토크쇼를 옮겨놓은 듯한 세트에 오랜만에 등장한 스튜디오형 토크쇼라 신선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연애 상담에 나서는 신동엽의 매력도 상당했다. 특히 김동성의 안톤오노 사건과 김건모의 '나는 가수다' 사건을 예로 들며 건넨 조언도 인상적이었다.
소트니코바 패러디는 첫 출발하는 'SNL코리아'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온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인만큼 화끈한 풍자가 이어졌다.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심판 역을 맡은 정명옥은 "김연아는 우리가 가산점을 주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 기준은 재미, 반전, 실수, 인간미"라고 말했다. 코치로 나선 안영미는 "우리는 엉덩방아, 실수, 인간미 등을 지향한다. 오륜기 사고도 그런거다. 김연아는 너무 완벽해서 정내미가 떨어진다. 그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흠 잡을 데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진 김민교가 나선 갈라쇼 재현은 의상만으로도 '빵' 터졌다.
여성 공략을 주요 목표로 내세운 만큼, 달라진 점도 보였다. '여자 인생극장'이라는 코너는 첫키스를 앞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쑥맥인 척 하면 '오빠가 지켜줄게'에 직면하고, 실력을 드러내면 '키스 어디서 배웠어?'라는 질문에 지겹도록 시달리는 여자들의 딜레마가 잘 그려졌다.

사람들의 애환도 잘 담아냈다. 아이 육아를 놓고 친정 엄마, 남편과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엄마들의 고충이 리얼하게 그려졌고, 아기들이 하는 짓을 서슴지 않는 상사 밑에서 당혹스러워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준 '아기몸 CEO'도 신선했다. 동성애를 희화화하는 남성간의 스킨십, 못생긴 외모를 차별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 등의 1차원적 개그에만 매달린 '별에서 온 그대' 패러디를 제외하면 콩트들이 전반적으로 확연히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보인다.
크루로 처음 등장한 나르샤의 연기도 안정적이었으며, 특별출연에 나선 박광현, 레인보우의 재경 등도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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