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천만영화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지난 1일 하루 동안 9만 8,324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996만 1,329명을 기록했다. 2일, '겨울왕국'의 천만관객 돌파는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이로써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으며 또한 외화로는 '아바타' 이후 처음으로 천만클럽에 가입하는 영화로 기록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흥행 수익 1위를 국내에서 거뒀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이처럼 많은 기록을 세우게 된 '겨울왕국'은 그만큼의 기록만큼이나 천만관객의 의미 역시 남다르다. '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디즈니가 이러한 편견을 한 방에 깨뜨렸다는 점, 그리고 4년 만에 외화로서 천만관객을 달성했다는 점, 그리고 발달된 인터넷 문화를 통한 천만동원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1. 공주도 천만관객 동원할 수 있다..디즈니의 승리

'겨울왕국'의 천만관객 동원이 무엇보다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건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라는 점이다. 이전까지 애니메이션 흥행 1위는 2011년 개봉했던 '쿵푸팬더2'의 500만이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사상 첫 천만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은 이번 천만관객 동원으로 '디즈니=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수식어를 한 방에 날려버리게 됐다.
그간 국내 박스오피스 추이를 살펴보면 500만 관객의 '쿵푸팬더2', 330만 관객의 '슈렉2' 등 드림웍스 제작 애니메이션 주로 흥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드림웍스=성인 애니메이션'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은 것도 사실. 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주로 '공주'들을 내세우며 어린이 관객들을 만족시키는데 그쳐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을 이번 '겨울왕국'이 화끈하게 깨버린 것.
이에 '겨울왕국' 측 관계자는 "'쿵푸팬더2' 같은 경우가 500만 관객을 동원하지 않았나. 때문에 '성인이 보는 애니메이션=드림웍스'라는 공식이 성립됐던 것도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겨울왕국'이 공주 애니메이션도 성인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사실 우리도 이에 대해 굉장히 놀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아바타' 이후 외화로는 최초..'외화도 할 수 있다'

'겨울왕국'은 역대 흥행 1위이자 외화로는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한 '아바타'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천만클럽에 가입하는 영광을 맛보게 됐다. '아바타'가 지난 2010년 개봉한 지 무려 4년 만이다.
사실 국내 극장가에서 외화가 큰 성공을 거두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언맨'이나 '어벤져스', '배트맨' 등 유명한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니고서야 천만은 물론, 500만 고지도 넘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선 외화가 100만을 넘기면 "성공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렇기에 '겨울왕국'의 천만돌파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나 한국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신뢰도가 무척이나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낸 천만관객이라 '외화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가 됐기 때문.
게다가 '아바타'가 3D라는 '신세계'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며 천만관객 동원에 성공했던 것에 반해 '겨울왕국'은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 만큼의 새로운 것은 없었다는 점도 '겨울왕국' 천만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 중 하나다.
#3. 북미 제외 전 세계 흥행 1위..인터넷 통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겨울왕국' 천만관객이 지니는 남다른 이유는, 발달된 인터넷 문화가 천만관객을 동원한 일등공신이 됐다는 점이다.
'겨울왕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6천 6백 4십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디즈니 본사에서도 놀랄 만큼의 놀라운 성적이다.
이는 발달된 인터넷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타의 나라들과 다르게 발달된 인터넷 문화는 '겨울왕국'의 팬덤을 생산, 게다가 SNS 활성화 역시 '겨울왕국'의 입소문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
실제로 네티즌은 '겨울왕국' 개봉 이후 각종 패러디 영상을 양산해내며 인터넷을 달군 바 있고 지금까지도 많은 부산물들이 인터넷을 가득 매우고 있어 '겨울왕국'을 소문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겨울왕국' 측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활성화 돼 있지 않나. 그래서 팬덤도 활성화 돼 2차 입소문이 커졌다"며 "해외 네티즌은 '팬덤'의 측면에서 그리 강한 경향을 보이진 않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왕국'이 개봉을 하자마자 '겨울왕국' 갤러리가 생길 정도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됐다. 덕분에 더 큰 입소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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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