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이상 관람가로 수위를 낮춘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가 더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며 전반적으로 공감대를 높였다.
지난 1일 오후 첫 방송된 'SNL코리아' 시즌5는 이슈와 드라마를 활용, 다양한 웃음을 주며 15금으로도 여전한 웃음을 선사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섹시하면서도 코믹한 버전으로 바꾸었고, 논란이 됐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풍자로 눈길을 끌었다.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추가했고, 토크쇼를 신설해 새로운 재미를 줬다.
제작진이 방송 전부터 강조했던 여성 공감 코드가 늘었다. 기존 'SNL코리아'가 몸매 좋은 여성과 이를 보고 흥분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면, 이날 첫 방송에서는 여성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투 육아일지'와 '여성 인생극장' 콩트가 진행됐다.

'여성 인생극장' 코너에서는 새 크루로 합류한 나르샤의 활약이 돋보였다. 나르샤는 첫키스를 소재로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상황을 연기했다. 내숭을 떨어야 할지, 아니면 느낌대로 첫키스를 해야 하는지 두 가지 상황이 진행됐고, 다소 과장된 상황을 리얼한 연기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새로운 크루로 합류한 나르샤의 연기도 꽤 섬세하고 안정적이었다.
'전투 육아일지'는 결혼한 여성뿐 아니라 딸을 대신해 육아를 해주는 친정엄마까지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육아에 지친 새내기 엄마와 딸의 육아를 당연하게 도와줘야 하는 친정엄마, 그리고 육아를 등한시하는 사위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공감대를 높였다.

'위켄드 업데이트'가 폐지되고 새롭게 신설된 유희열의 토크쇼 '피플 업데이트'도 새로운 분위기로 'SNL코리아'를 이끌었다. 마치 미국 토크쇼를 옮겨놓은 듯한 스튜디오 분위기와 짓궂은 질문을 던지는 MC 유희열이 재미를 줬다. 첫 번째 게스트로 출연한 신동엽의 입담은 재미와 진지함을 오갔고, 특히 그동안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말을 진지하게 털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방청객에게 미리 질문을 받고 SNS를 통해 시청자와 교류하는 진행방식도 흥미로웠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직설적인 풍자도 눈길을 끌었다. '소트니코바 금메달 사건'을 패러디, 심판 역을 맡은 정명옥은 "김연아는 우리가 가산점을 주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 기준은 재미와 반전, 실수, 인간미"라고 말했다. 또 코치로 나선 안영미는 "우리는 엉덩방아와 실수, 인간미를 지향한다. 김연아는 너무 완벽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민교가 소트니코바의 갈라쇼를 재현하며 웃음을 더했다.
15세 이상으로 시청 층을 넓히면서 좀 더 다양한 재미를 추구했다. 19금이었던 'SNL코리아'가 주로 섹시 코드에 치중했던 반면 새 단장을 한 시즌5는 여러 가지 이슈를 활용했다. 토크쇼나 콩트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오가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SNL코리아'만의 색도 잃지 않았다.
seon@osen.co.kr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