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타선이 변했다. 장타력과 스피드로 빈 틈 없이 꽉 채워진 타선도 가능해 보인다.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타선을 선보이고 있다. 이종욱과 손시헌, 최준석이 빠져나가 변화가 불가피했던 두산 타선은 장타력 보완으로 이탈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달라진 타선의 모습은 연습경기에서 나타났다. 일본 1군 팀과의 연이은 경기에서 두산은 지난해에 비해 구성이 바뀐 타선을 내세웠다. 캠프가 막바지까지 왔고, 곧 시범경기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 타선이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새 타선의 중심이 되는 것은 외국인 선수 호르헤 칸투다. 칸투는 최준석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두산의 약점이었던 장타력을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선수다. 칸투는 김현수, 홍성흔과 함께 클린업을 형성하며 50홈런 이상을 합작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테이블 세터의 장타력도 보완됐다. 민병헌이 1번타자로 간 것. 지난해 타율 .317, 출루율 .387로 이종욱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낸 민병헌이 지난 시즌의 활약을 재현한다면 이종욱 공백은 없다. 9홈런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만들 수 있는 파워까지 겸비한 민병헌은 이종욱에게는 없는 장타력까지 갖추고 있어 만능형 1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더 큰 변화가 생긴 것은 2번과 9번이다. 이번 캠프 연습경기에서 송일수 감독은 9번 자리에 유격수나 포수 대신 발 빠른 외야수인 정수빈을 자주 기용했다. 9-1-2번을 모두 빠른 선수로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오재원은 2번에서 민병헌을 받친다.
주전 포수인 양의지는 6번에서 중심타선의 뒤를 받칠 수 있다. 소프트뱅크와 세이부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양의지가 장타력을 폭발시켜주면 두산도 1번부터 9번까지 만만한 선수가 없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양의지는 지난해 급부상한 최재훈의 등장과 신예 포수들의 도전으로 인해 남다른 각오로 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7번은 이원석이다. 지난해 부상으로 100경기에 못 미치는 85경기에만 출장했으나 타율 .314, 10홈런을 기록한 이원석이라면 리그 평균 이상의 7번이다. 이원석이 부진할 경우 두산은 칸투를 3루에 보내고 오재일을 1루수로 쓰며 공격력 손실을 막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칸투가 있어 주전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오재일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나머지 한 자리인 8번에는 김재호가 들어선다. 송일수 감독은 “수비만큼은 유격수 중 최고”라고 할 정도로 김재호의 수비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김재호는 장타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91경기에서 타율 .315로 이미 컨택 능력은 충분히 보여줬다.
2000년대 중반 이후 30도루 이상이 가능한 빠른 선수는 늘 있었기에, 두산의 이번 시즌 관건은 역시 장타력이다. 거포 칸투의 가세와 함께 두산 타선은 거의 모든 위치가 장타 양산형으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민병헌이다. 민병헌을 공격의 첨병으로 내세운 두산 타선이 스피드와 장타력을 겸비한 새로운 타선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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