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감독, 가장 먼저 퇴근하는 이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3.02 07: 01

오키나와 전지훈련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SK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인물이 생겼다. 바로 이만수 SK 감독이다. 퇴근 속도가 가장 빨라서다. 선수단을 대하는 이 감독의 변화를 대변하는 장면인 가운데 이런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SK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절정의 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28일까지 치른 연습경기에서 8승2무2패의 호성적을 냈다. ‘오키나와 챔피언’ 등극이 사실상 확정됐다. 선수들이 좋은 몸 상태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경쟁이 치열해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선수들이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는 것은 감독 생활을 한 뒤 처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 감독은 “팀 분위기가 최고로 좋다. 부상자도 거의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런 이 감독이 선수들과의 접촉은 최대한 줄이고 있다. 경기 후 총평만 간단히 하고 곧바로 짐을 싸 숙소로 향한다. 예년과는 달리 선수들의 ‘나머지 훈련’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예년에 비하면 퇴근도 빨라졌다. 야간훈련 때 잠깐씩 선수들을 조용히 둘러보다 다시 숙소로 향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감독은 원래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려는 스타일이다. 조언도 해주고, 고민도 들어보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그런 방식을 선수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더라. 우리 정서에는 그런 면담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언젠가는 이런 방식이 정착하겠지만 아직은 좀 이르다고 생각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감독은 어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감독도 선수들에 맞춰 스타일을 바꿨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성준 수석코치 및 각 파트 코치들에게 많은 부분을 위임했다. 전체적인 선수단 일정 조율은 성준 코치, 투수들의 등판 일정 결정은 조웅천 투수코치, 타격 훈련은 김경기 타격코치가 많은 부분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최종 결정은 이 감독이 내리지만 담당 코치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년 동안은 내가 앞장 서 선수단을 끌고 가는 스타일이었다.”라면서 “이제는 선수들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 코치들도 자기 임무를 잘 수행한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담당 코치들이 선수들이 집중해서 훈련에 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잘 찾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권한을 상당 부분 내려놓은 대신 선수들의 편안함을 생각한 이 감독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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