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개봉 46일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겨울왕국'이 개봉 46일만인 2일 전국 누적 관객수 1000만 315명(오전 11시 20분 배급사 기준) 돌파라는 애니메이션 사상 초유의 흥행 신화를 수립했다.
버라이어티지 선정 올해 최고의 OST로 꼽힌 ‘렛 잇 고(Let It Go’)를 비롯한 음악 열풍을 기본으로 한 이 영화가 북미를 제외한 한국에서 전세계 흥행 1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이상 열기'라고 하는 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게 있다.
우선 어린이용으로만 치부하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시각의 확장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흥행에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국내 음원 사이트 및 미국 빌보드 차트 1위 소식 등으로 형성된 작품성에 대한 기대감과 SNS를 통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만 본다'는 사회적 통념을 깼기에 가능했다.
특히 본격적인 흥행을 주도한 이들은 2030 성인관객들이고,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관객과 4050 중장년층 관객까지 그야말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재관람 열풍이 '겨울왕국' 천만 돌파의 큰 흥행 원동력으로 분석됐다.
성우들의 더빙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는 점도 의미있다. 한국에서는 '겨울왕국'이 자막판과 더빙판이 고른 인기를 누렸고, 더빙판 역시 호평이었다.
최근 들어 애니메이션 더빙이 아이돌 그룹 멤버나 개그맨의 인기에 편승하는 일이 잦았지만 '겨울왕국'은 당당히 정통 성우를 기용했다. 전문 성우진과 뮤지컬 배우들이 더빙 라인업을 완성, 엘사 역에는 성우 소연이 목소리를 연기를, 뮤지컬 ‘위키드’에 출연한 배우 박혜나가 노래를 담당했고, 안나 역에는 성우 박지윤이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했다. 크리스토프 캐릭터는 장민혁이 목소리 연기를, 뮤지컬 배우 정상윤이 노래를 불렀다.
더빙 버전은 오리지널 자막판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얻으며 국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노래의 경우 원곡과 비교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었지만, 한국어 더빙 버전 OST의 음원과 음반은 정식 발매될 정도로 인기다.
마지막으로 한국이기에 가능했던 것도 있다. 한국의 발달된 인터넷 문화가 천만관객을 동원한 일등공신이 됐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디즈니 본사에서도 놀랄 만큼의 놀라운 성적을 거둔 바탕에는 발달된 인터넷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타의 나라들과 다르게 발달된 인터넷 문화는 '겨울왕국'의 팬덤을 생산, 게다가 SNS 활성화 역시 '겨울왕국'의 입소문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
실제로 네티즌은 '겨울왕국' 개봉 이후 각종 패러디 영상을 양산해내며 인터넷을 달궜다. 이에 '겨울왕국' 측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활성화 돼 있지 않나. 그래서 팬덤도 활성화 돼 2차 입소문이 커졌다"며 "해외 네티즌은 '팬덤'의 측면에서 그리 강한 경향을 보이진 않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왕국'이 개봉을 하자마자 '겨울왕국' 갤러리가 생길 정도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됐다. 덕분에 더 큰 입소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겨울왕국'은 오는 3월 2일(현지시간, 국내시간 3일 오전 10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디나 멘젤의 축하공연과 함께 골든글로브의 영광을 이어갈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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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