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레저 일기장..배우를 압도한 캐릭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3.02 15: 46

'배우를 압도한 캐릭터'.
조커는 정말 故히스레저의 삶을 앗아갔을까. 지난 2008년 28세의 나이에 요절한 할리우드 배우 히스 레저의 사망 6주기를 맞아 그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이런 히스 레저의 죽음 배경에 대해 방송을 내보내 대중의 호기심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핫스타에서 연기파로 변신, 2005년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할리우드에서 연기 잘 하는 배우로 본격 조명되기 시작한 히스 레저는 2007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신들린 조커 연기를 펼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는 이듬 해인 2008년 1월 미국 뉴욕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사인은 진통제, 수면제 등 여섯 가지 약물 과다 복용.
2일 방송에 따르면 히스 레저가 출연제의를 받은 직후 그는 캐릭터에 흠뻑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 결혼한 히스 레저의 아내 할리우드 배우 미셸 윌리엄스는 그가 조커 역으로 출연하는 것을 반대했다. 
'브로크백 마운틴' 당시에도 억눌리고 고독한 인물 에니스 델마를 연기한 히스 레저가 역할에 지나치게 몰입해 우울증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 미셸 윌리엄스는 남편이 조커에 깊이 빠져버릴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의 열정을 잠재울 수 없던 그는 6주 동안 방 안에서 조커 캐릭터 연구에만 몰두하며 진정한 조커가 되기 위해 조커 입장에서 일기를 쓰기까지 했다. 
히스레저는 촬영을 하며 상대 배우에게 "진짜 무섭다. 완전 조커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촬영이 진행될 수록 조커에 몰입되간 히스레저는 카메라가 꺼졌을 조커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의 머릿 속은 조커가 지배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조커와 같아지는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정도로 역에 대한 지나친 몰입을 보여준 그는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로 버티며 촬영을 이어갔다. 이 시기 미셸 윌리엄스와의 관계도 삐걱거렸고, 둘은 결국 이혼했다.
조커란 캐릭터는 히스레저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줬지만, 결국 그는 이런 기쁨을 살아서 누리지 못했다.
히스 레저의 죽음은 정말 메소드 연기의 진수 때문이었을까. 당시 그의 죽음에 관해 과거 '배트맨'에서 조커 역을 연기한 바 있는 잭 니콜슨은 "조커는 배우를 잡아먹는 역이다. 히스 레저의 죽음이 역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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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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