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시청률, '국민예능'일까 '덕후예능'일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3.02 17: 17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언제나 시청률을 넘어선 이슈로 주목받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일 방송은 멤버들의 묵묵하고 훈훈한 진심이 통한 제설 작업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날 '무한도전'에서는 하하, 노홍철, 정형돈, 스컬로 이뤄진 자메이카 팀이 우사인 볼트와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들은 우사인 볼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해변, 학교 등을 찾아 시간을 보냈고, 결국 우사인 볼트가 자주 가는 클럽에서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반면 한국에 남아있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길 팀은 폭설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찾아가 제설 작업을 도와 감동을 줬다.
4명은 기록적인 눈폭탄을 맞은 강원도 강릉을 찾았고, 산골에 고립된 마을을 찾아 힘겨운 제설작없을 펼치며 길을 내고 마당과 지붕의 눈을 쓸어내렸다. 며칠 째 집밖으로 나설 수 없었던 집주인 할머니는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웃음을 포기하고 제설에만 매달리는 멤버들의 모습은 담백했고, 오히려 화려하지 않아 더욱 주목받았다. 자메이카보다 제설 작업이 더 찡하게 다가왔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이날 선보인 숙연한 분위기의 제설 작업은 '예능도 가끔씩은 훈훈해야 한다'를 잘 보여준 케이스다.
하지만 시청률만 보자면 이날 '무한도전'은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시청률 동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이날 '무한도전'은 전국기준 13.7%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 23일 방송분이 기록한 13.0%보다 0.7%포인트 상승한 수치. '놀라운 대회 스타킹' 역시 13.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영원한 라이벌'임을 증명했다.
객관적인 수치로만 따지면 드라마틱한 상승이나 동시간대 경쟁작들 보다 유독 높은 1위는 아니다. 그래도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이라 불린다(물론 '본방' 외의 창구들을 염두에 둬야 하겠지만).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과 이른바 '덕후 예능'(어떤 한 가지의 일에 광 취미를 가진 사람을 뜻 하는 '오타쿠(otaku)'의 우리말)의 사이에 있는 미묘한 성격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의미있는 것은 이른바 '마니아 드라마'라고 불리는 작품은 낮은 시청률에 대해 어느 정도 방어적인 부분이 있지만, '무한도전'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유머러스하거나 로맨틱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때로는 이번 제설 작업처럼 애쓰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열광한다. 
nyc@osen.co.kr 
'무한도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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