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한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이정철 감독이 올 시즌 우승을 이끈 수훈갑으로 이효희(34)와 채선아(22)를 꼽았다.
IBK기업은행은 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2, 25-16) 승리를 거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1승 6패로 승점 62를 기록, 매직넘버를 2로 줄인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 GS칼텍스(승점 51)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승점 63에 그치기 때문이다. 반면 흥국생명은 6승 21패(승점 16)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정규리그 우승은 통합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난 시즌 창단 2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군 IBK기업은행은 내친김에 통합우승까지 달성하며 '막내의 반란'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쥔 이정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드디어 했다. 너무 기쁘다. 처음 계획잡았던 일정에 못해서 아쉽기는 한데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나머지 잔여경기나 챔프전에서 긴장할 수 있는 보약같은 패배였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번 시즌 궁극적 목표는 우승이었지만 내심 불안한 요소도 있었다. 외국인 선수는 시즌 치르기도 전에 교체했고 두 시즌 함께치른 알레시아와도 이별했고, 수비형 레프트로 채선아-신연경을 기용했다"고 말한 이 감독은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채선아가 그 자리를 잘 메꿔줬다는 것이다. 몇 경기 흔들리기는 했어도 그 정도 흔들리는 것은 누구나 있을 수 있다. 채선아가 팀에 활력소가 됐다"고 채선아를 칭찬했다.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김희진 박정아 조합이 잘 맞아떨어졌다. 외국인 선수 점유율 낮추면서 박정아 살릴 수 있었다. 카리나가 우리한테 온 것이(잘됐다)... 내가 좋은 일을 많이 했는지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은 이 감독은 "이효희도 작년보다 팀 플레이를 하게 됐다. 외국인 선수에게 무조건 올려놓는 배구가 아닌 세트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외국인 선수와 조합이 잘 맞아떨어져서 범실도 중반까지 최소화했다. 최근 범실 늘었지만 그런 부분이 오히려 숙제다. 앞으로 더 단단하고 견고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맏언니 이효희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이효희에 대한 칭찬은 계속 이어졌다. 올 시즌 MVP 후보로 이효희를 강력하게 추천한 이 감독은 "이효희가 80년대생이다. 그런데도 배구가 늘더라. 김희진 박정아의 기량이 올라온 것은 세터의 힘이다. 그전에는 위급하면 무조건 알레시아에게 올렸는데 이제 분배가 된다"며 "배구는 공중전 아닌가. 짧은 시간에 판단하기 위해서는 임기응변에 능해야하는데 여유도 많이 생기고, 많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자기 배구를 할 수 있다. 특정 선수를 꼽자면 이효희가 올 시즌 가장 활약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5라운드 GS칼텍스전을 올 시즌 찾아온 위기의 순간으로 꼽은 이 감독은 "GS칼텍스와 붙으면 선수들이 집중력이 4차전까지 정말 좋았다. 23점, 24점을 먼저 주고도 잡아올라가고, 세트도 내주지 않고 4차전까지 12세트를 다 땄다. 그래서 자신감을 북돋아줬는데 5차전때 0-3 완패를 당했다"며 "그 때 GS칼텍스가 정말 잘했다. 다음 경기 때 그보다 잘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보다 잘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대비를 잘해야하고 어느 팀이 올라와도 재미난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챔피언결정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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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