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진짜사나이’, 선임된 구멍들의 따뜻한 성장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3.03 07: 11

시간이 흐르고,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구멍 병사들도 어느덧 선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선임이 된 이들은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또 다른 구멍 후임을 따듯하게 품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어마어마한(?) 경험이 담긴 무용담을 전하며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서는 후임병인 헨리를 따뜻하게 감싸는 박형식과 후임 병 케이윌 앞에서 허세를 부리는 샘 해밍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헨리는 동계 입수 훈련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미친 줄 알았다”며 동계 입수 전 탈의를 하는 병사들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했고 다 함께 얼음물에 뛰어 들라는 요구에는 “인생에서 제일 깜짝 놀란 순간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포기할 뻔 했다”며 내키지 않았던 마음을 표현했다.

힘들어하던 헨리도 물속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선임을 뿌리칠 수 없었고, 결국 얼음물 속에서 소리를 지르며 무사히 훈련을 마쳤다.
그런 헨리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기 병사’란 호칭 아래 어리바리한 매력을 가득 폭발시켰던 박형식이였다. 추위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던 박형식은 헨리 앞에서 이내 의젓한 선임의 모습으로 바뀐 후 그를 포옹하며 격려해줬다. 어두운 얼굴로 눈밭에서 떨고 있던 헨리도 곧 그의 따뜻한 포옹에 한결 나은 표정을 지었다.
박형식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헨리를 안아줬던 것은 자신의 과거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는 "마음이 아팠다. (내가 첫 훈련을 받았던) 유격대 때 생각이 났다. 옆에서 누군가가 챙겨주지 않으면 탈영하겠단 생각이 들어서 옆에서 안아줬다"라고 자신의 마음을 표했다.  
후임병 헨리를 향한 박형식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은 계속됐다. 그는 신병 훈련소에서 헨리를 도왔던 ‘아빠’ 박건형을 대신해 헨리를 챙겨줬고, 밑에서 자신을 보고 있을 후임 헨리와 케이윌을 위해 두려움을 꾹 참고 암벽 레펠 하강을 완수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형식이 따뜻한 선임이었다면 샘 해밍턴은 자신의 무용담을 펼쳐놓는 유쾌한 선임이었다. 그는 함께 군견병 훈련을 받았던 케이윌에게 끊임없이 자신이 다녀온 부대에서의 경험담을 펼쳐놓았다. "복근이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턱뼈 나가는 소리가 났다", "밥맛도 없었다"며 과장을 섞어 말하는 샘 해밍턴의 말에 케이윌은 공포와 존경심이 뒤섞인 모습으로 경청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도 샘 해밍턴의 무용담은 끝이 없이 쏟아졌다. 급기야 그는 "갈수록 혹독해 지는 것 같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만 남았다"며 "나는 솔직히 장군이 될 때까지 하고 싶다. 그럼 케이윌하고 헨리가 평생 후임이겠지"라고 말하며 케이윌을 두렵게 해 웃음을 자아냈다.
샘 해밍턴과 박형식의 모습은 어느덧 늠름한 선임이 된 두 사람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아기병사'에 '구멍'이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자신들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드는 어리바리한 후임병들을 도우며 믿을만한 선임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은 안방 극장에 훈훈함을 전달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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