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개월 만에 이리도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까. ‘1박2일’ 멤버들과 유호진 PD가 방송인 김생민 한 명을 속이는데 똘똘 뭉쳤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지만 척하면 척 최고의 호흡으로 김생민 몰래카메라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는 맛의 고향 전라남도를 방문해 지역 대표음식을 맛보는 ‘게미투어’ 2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KBS 2TV ‘연예가중계’의 김생민 리포터가 ‘연예가중계’ 30주년을 기념해 1박 2일 동안 밀착취재를 했다. 김생민은 인터뷰에서 멤버들에게 까나리 액젓을 마시게 하려고 커피잔에 몰래 따라 놨다. 그러나 가만히 당하고 있을 멤버들이 아니었다. 김주혁의 제안으로 김생민 몰래카메라를 하기로 결정했다.

멤버들은 인터뷰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사늘하게 연출했다. 데프콘은 “오늘 촬영 힘들다”고 말했고 차태현은 투덜댔다. 그럼에도 김생민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김생민이 “‘1박2일’은 너무 철통보안이다”고 말하자 차태현은 “짜증이 나서 (인터뷰) 안하는 거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인터뷰를 하면서 다투고 김생민을 불청객 취급하는 것으로 몰래카메라를 진행하기로 한 것.
그러나 상대는 방송경력 22년차. 멤버들은 김생민이 금방 눈치 챌 거라고 걱정했지만 차태현의 폭풍연기에 김생민은 당황, 몰래카메라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4차원 캐릭터 정준영은 엉뚱한 대답으로 인터뷰 맥을 끊어 놨고 김준호는 이날 일정이 힘들었다고, 차태현은 “그리고 문제는 인터뷰 끝나고 나면 또 해야 되지 않냐”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김종민도 합세했다. 김종민은 맏형 김주혁을 향해 “주혁이 형이 나이가 많아서 지금 더 힘들다”고 나이 공격을 하고 건강 검진에서 꼴찌를 차지한 것을 언급, 김주혁의 심기를 건드리는 척을 했다. 김생민은 화제를 바꿔보려고 “여섯 명이 같이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지 않냐”고 묻자 김주혁은 “다시는 안할거다”고 김생민을 당황케 했다. 김생민은 멤버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어떻게 해서든 멤버들의 기분에 맞춰주려고 했다.
또한 인터뷰 중간 쉬는 시간에도 멤버들 간의 다툼은 계속됐다. 데프콘은 김종민에게 “쓸데 없는 얘기 좀 하지마”라고 했고 김주혁은 “나이 얘기 좀 그만해라”라고 김종민을 몰아갔다. 유호진 PD도 한몫 거들었다. 유호진 PD는 몰래카메라 상황을 모르는 선배인 ‘연예가중계’ PD에게 다가가 “다시 찍을까요?”라고 연기했다. 멤버들의 언성이 높아졌고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져갔다.
다시 재개된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서로를 향한 디스전에 열을 올렸고 김생민은 결국 까나리 액젓 복불복도 하지 않고 인터뷰를 끝내려고 했다. 몰래카메라의 피날레는 복불복에 걸린 멤버가 김생민을 향해 까나리 액젓을 뿜는 것이었지만 김생민이 분위기가 좋지 않아 빨리 마무리 하려고 했던 것. 마음이 급해진 김주혁은 “생민 씨도 몰래카메라라 당황스럽죠?”라고 돌발발언을 했다. 자칫하면 몰래카메라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
멤버들은 김주혁의 돌발발언에 크게 놀라했지만 차태현의 순발력으로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겼고 김생민은 다행히 차태현의 말을 믿었다. 끝내 까나리 복불복이 속개됐고 가위바위보에서 진 차태현이 까나리 액젓을 마시고 김생민에게 뿜었다. 몰래카메라임을 안 김생민은 안도의 숨을 쉬었고 “내 생애 최고의 인터뷰였다”며 김주혁의 실수가 더욱 혼란을 가중시켜 자신을 더 힘들게 했다고 고백했다.
‘1박2일’ 멤버들과 유호진 PD는 방송경력 22년차 김생민과 선배 PD까지 감쪽같이 속이는 최고의 호흡은 단 3개월 만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멤버들의 행동과 눈빛만 보고 척하면 척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은 이미 가족이었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서로에게 완벽히 들어맞는 멤버들임을 입증, 앞으로 ‘1박2일’ 멤버들이 만들어낼 에피소드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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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1박2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