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캠프 초기 각 포지션의 주전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김현수(26)만큼은 처음부터 주전으로 못박았다. 어떤 이가 감독을 맡더라도 그랬을 테지만, 누가 봐도 김현수가 두산의 중심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결과였다.
감독이 가장 먼저 주전으로 공언한 선수인 만큼 본인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캠프 초기 주전은 김현수 외엔 없다던 송 감독의 말에 대해 김현수는 “책임감을 가지라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기분 좋은 것도 있지만, 책임감이 2배로 늘어난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감독이 부여한 책임감에 스스로 품고 있던 책임감까지 더해져 김현수는 캠프에서 많은 땀을 흘렸다. 김현수는 “캠프는 역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바뀌면서 연습방법이 바뀌다 보니 힘들었고, 운동은 충분히 했다 생각하는데 손목이 안 좋아 조금 쉰 것 빼고는 나쁜 것이 없다”고 중간 소감을 전했다.

운동을 충분히 했다는 말은 더 쏟을 힘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야간훈련도 소화하냐는 물음에 김현수는 “야간훈련 대신 자율훈련을 계속 해왔다. 야간훈련은 본인이 느껴서 해야 하는 것 같다. 야간훈련을 한다는 것은 체력이 남아 있다는 뜻일 텐데, 그 힘을 경기장에서 다 쏟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타격 폼에 있어 큰 변화는 없다. 대신 좋은 타구를 만들기 위해 타이밍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수는 “중요한 것은 타격 폼보다 투수를 어떻게 상대하느냐다. 안 맞으면 다르게 치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생긴다. 폼보다는 타이밍을 잘 맞추려는 생각이다”라고 타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 설명했다.
한때 많은 장타를 목표로 잡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올해는 특별히 목표를 두지 않고 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현수는 “황병일 (2군)감독님께서 숫자놀음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 정해놓고 쫓아가기 보다는 한 타석 한 타석 집중하면 좋은 성적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김현수는 매 타석에서의 좋은 결과를 모아 한 시즌을 보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현수는 새 시즌을 한 달 앞두고 팬들에게도 지켜봐달라는 말을 남겼다. 김현수는 “우선 팬들의 실망이 컸을 것이다. 나도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구단이 미래를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공백을 메울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나 또한 분발할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더 좋은 팀이 되도록 많은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지난해 이루지 못한 우승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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