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여은이 데뷔 10년 만에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한 여자'(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를 통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아이 탓으로 돌리는, 철없고 얄미운 계모 역할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덕분이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세 번 결혼한 여자' 32회에는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남 탓으로 돌리며, 정태원(송창의 분)과 이혼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채린(손여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급기야 채린은 점집을 전전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시작해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앞서 채린은 의붓딸 슬기(김지영 분)를 손찌검해 시댁 식구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채린은 “교육을 위해 겨우 한 대 때렸을 뿐”이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태원은 불안증세를 보이며 안절부절못하는 딸의 모습에 채린과의 재혼을 후회했다.

그러자 채린도 폭발했다. 태원을 너무도 좋아했기에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지만, 남편은 전처를 잊지 못하는데다 시댁 식구들은 자신의 처지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채린은 “우리 두 사람은 많이 좋아지던 참이었다. 그런데 슬기가 도저히 어떻게 안 된다. 아무리 잘해주려고 해도 미운 짓만 골라한다. 우리 둘 사이를 훼방만 놓는다”며 아이 탓까지 했다.
정작 아이는 자신 때문에 아줌마와 아빠가 헤어질까봐 걱정하며 눈물을 쏟는데, 계모는 철없이 아이 탓만 늘어놓았다. 이런 이기적인 채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살 수밖에 없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았을 어린 아이를 몰아붙이는 몰인정한 모습은 도저히 이해받을 수 없는 것.
이처럼 최근 ‘세결여’ 화제의 중심에는 손여은이 있다. 손여은은 극 중 송창의를 짝사랑하는 채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결혼 전엔 참하고 다소곳한 여성이었지만, 꿈꾸던 것과 다른 결혼생활에 좌절하고 아이에게 화풀이하는 ‘나쁜 새엄마’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손여은은 사람들이 없을 때만 의붓딸을 괴롭히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소름끼치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극과 극 성격도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적 갈등을 최고조로 높인 손여은. 송창이의 이혼선언에 대처하는 손여은의 악녀 연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세결여'는 평범한 집안의 두 자매를 통해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부모세대와는 또 다른 결혼관과 달라진 결혼의 의미, 나아가 가족의 의미까지 되새겨 보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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