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빠른 발을 앞세운 스피드다. 이른바 '발야구'는 강팀이 되기 위한 필수요소로 꼽힌다. 올해는 발야구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더욱 흥미를 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팀은 역시 NC와 한화다. NC는 더욱 공격적인 발야구로 리그 최고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고, 한화는 전통적인 느림보 군단에서 벗어나 확 달라진 스피드를 기대케 한다.
NC는 지난해 팀 도루 142개로 9개팀 중 4위를 차지했다. 창단 첫 도루왕 김종호(50개)를 배출, 두산 시절부터 이어진 김경문 감독의 색깔이 그대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도루 4위(30개)를 차지한 이종욱이 FA로 이적해 와 김종호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김종호-이종욱 외에도 백업으로 나오면서도 무려 25개의 베이스를 훔친 이상호를 비롯해 모창민(16개)과 나성범(11개)도 단독 도루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젊은피 박민우(9개)도 빼놓을 수 없다. 이상호 또는 박민우가 주전 2루수로 나설 경우 라인업의 5명이 도루 가능 선수들로 꾸려진다.
지난해 9개팀 중 유일하게 100개 미만의 도루(70개)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최하위에 그친 한화도 환골탈태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각각 28개-21개의 도루를 기록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했고, 트리플A에서 개인 최다 38도루를 한 외국인선수 펠릭스 피에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정근우·이용규·피에로 이어지는 삼중 테이블세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부터 상대팀도 상당히 골치 아파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 팀 도루 부문 하위 2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림보 군단 한화이기에 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KIA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지난해 신종길(29개) 김선빈(28개) 김주찬(23개)이 있었지만, 팀 도루 5위(141개)로 리그 평균이었다. 올해는 FA로 4차례 도루왕을 차지한 '대도' 이대형을 데려와 업그레이드된 기동력을 예고했다. 이대형의 출루 능력과 김주찬의 부상 없는 출전이 전제된다면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팀 도루 1위 두산(179개) 2위 LG·SK(144개)는 스피드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팀을 떠난 만큼 크고 작은 공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평준화에 따라 9개팀 발야구 판도에도 적잖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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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정근우-이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