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챔피언’ SK, 기대와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03 07: 15

2014년 오키나와 최고의 팀은 SK였다. 연습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제 과제는 이 기세를 정규시즌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긍정적인 요소가 많지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12일부터 오키나와에 2차 캠프를 차린 SK는 실전 위주의 일정으로 막판 담금질을 마쳤다. 성적은 좋았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13번의 경기를 치러 9승2패2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론의 여지가 없는 ‘오키나와 챔피언’이라고 할 만했다. 비록 연습경기 성적이지만 이겨서 나쁠 것은 없다. 팀 내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3일 귀국행 비행기를 탄다.
관계자들은 단순한 성적보다 내용이 좋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우선 주축 선수들의 ‘건강’을 확인했다. 작년에는 출발이 상큼하지 못했던 김광현 윤희상 박희수 박정배 등 핵심 투수들이 차분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캠프를 마쳤다. 타선에서는 경쟁이 제대로 불 붙었다. 기존 주축 선수들에 신진급 선수들이 도전하는 그림이 더 또렷해졌다. 부상자가 없는 것도 긍정적이다. 캠프 막판 충수염 수술을 받은 박정권, 감기로 고생한 임경완도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만수 감독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내내 “감독 부임 이래 선수단의 분위기가 가장 좋다”라고 거듭 강조했던 이 감독은 “실전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을 많이 보게 됐다. 큰 부상자 없이 캠프를 잘 소화해준 선수들과 선수들을 잘 이끌어준 코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캠프를 총평했다. 90% 정도는 전력 구상이 됐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손에 쥔 자원이 많아져 전력 구상이 편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분위기의 유지다. 현재 팀 내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고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웅천 투수코치와 김경기 타격코치 모두 “다들 좋다. 엔트리를 어떻게 짜야할지 고민이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는 것이 꼭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흐름이 있는데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정규시즌에 맞춰 주기가 정점을 찍는 것이다. SK도 이 부분에 가장 큰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기 코치는 “원래는 지금 시점에서 좋은 선수도 있고 나쁜 선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의 주기가 얽히면서 팀의 전력이 일관되게 갈 수 있다”라면서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좋아서 고민이다. 이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마운드 역시 시범경기에서 결과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컨디션 주기를 정규시즌 시작에 맞춰놓는 전략을 짜고 있다.
한편으로는 피로도 관리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SK는 이번 캠프에서 예년에 비해 훈련량이 많았다는 자체 진단을 내리고 있다. 다른 팀들에 비해 더 많은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자연스레 휴식일은 적었다. 여기에 피 말리는 주전경쟁이 이어지다보니 선수들의 긴장감도 커졌다. 장기적인 시선에서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몇몇 과제들을 얼마나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느냐는 SK의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요소가 될 전망이다. 어쨌든 4강 재진입을 목표로 내건 SK가 힘차게 출발했다는 점은 연습경기 성적에서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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