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티나 탐슨은 없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해결사가 됐다.
우리은행은 2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신한은행을 84-66으로 물리쳤다.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20승 11패)과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아울러 통산 정규리그 7회 우승으로 최다우승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최고외인 티나 탐슨이 빠진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에 비해 오히려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내선수들의 고속성장에 있었다. 지난 시즌 MVP 임영희는 올해도 팀의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다.

올해는 임영희가 막혀도 걱정이 없었다.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박혜진이 있기 때문. 강심장인 박혜진은 승부처에서 수많은 클러치슛을 성공시켰다. 위성우 감독이 “박혜진이 고비 때 해줘서 이긴 경기가 5~6경기 된다.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박혜진과 이승아가 버틴 백코트 압박은 최고 포인트가드 최윤아도 부담을 느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수비형 센터였던 양지희도 변신했다. 승부처에서 과감하게 1 대 1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 공격력이 부쩍 좋아졌다. 양지희 뒤에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강영숙이 버티고 있다.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 티나 탐슨급의 선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선수들이 성장해서 그 틈을 메워준 것이 소득”이라고 밝힌 이유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우리은행은 왕조 신한은행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챔피언으로서 상대의 도전을 받는 입장이 됐다. 선수들의 정신자세도 지난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해졌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정신없이 하다가 쉽게 할 우승을 어렵게 했다. 올해는 선수들이 중요한 고비를 빨리 넘겼다. 신한은행에 4번을 먼저 이기면서 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우승은 가려졌다. 이제 우리은행의 목표는 벌써부터 챔프전 우승을 향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다면, 신한은행의 뒤를 잇는 왕조를 구축하게 된다.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업그레이드 된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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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