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철없는 풋내기가 아니다. 리그최고 포인트가드로 성장한 박혜진(24, 우리은행)이 첫 정규시즌 MVP수상까지 넘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2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신한은행을 84-66으로 물리치고 정규리그 2연패를 확정지었다. 역대 7번째 정규리그 제패로 우리은행은 최다우승기록까지 동시에 갈아치웠다.
이날 15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박혜진은 최윤아(6점, 2어시스트)와의 가드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올 시즌 공격력이 부쩍 좋아진 박혜진은 평균 13.4점, 5.2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공격형 가드로 거듭났다. 이는 평균 6점, 5.2리바운드, 5.3어시스트의 최윤아를 앞서는 기록이다.

아직 24살에 불과한 박혜진은 시야나 패스의 완숙미에서 최윤아(29)나 이미선(35)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올 시즌 활약상만 놓고 보면 박혜진은 리그 넘버원 가드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강력한 압박수비와 승부처에서 해결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2연패를 달성하면서 박혜진은 ‘에이스’ 임영희와 함께 가장 강력한 MVP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 시즌 부쩍 좋아진 해결능력에 대해 박혜진은 “작년에는 솔직히 티나 언니도 있었다. 영희 언니도 있었다. 내가 승부처에서 해결할 능력이 안됐다. 올해는 외국선수 수준이 떨어지다보니 영희 언니에게 부담이 많이 갈 것 같아서 내가 공격횟수를 많이 가져갔다. 승부처에서 공격을 성공하다보니 자신감이 붙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온다”고 비결을 밝혔다.
위성우 감독 역시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그 때 박혜진의 득점으로 위기를 넘긴 경기가 5~6번 정도 있었다. 정규리그 2연패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며 박혜진의 성장을 반기고 있다.

올 시즌 박혜진은 자유투 45개 연속 성공으로 여자프로농구 신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정선민이 갖고 있던 42개였다. 의미 있는 대기록 달성은 박혜진의 MVP수상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박혜진은 “작년에도 힘들었는데 난 올해가 더 힘들었다. (자유투 기록은) 정말 진짜 부담됐다. 오히려 승부처가 나을 정도였다. 대중의 관심을 받아서 좋은 것도 있었지만 마음은 스트레스였다”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정규리그 MVP수상은 통합우승까지 달성해야 진정 빛이 난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정작 MVP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신 챔프전까지 떨어진 체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에 대한 걱정만 가득했다. 박혜진은 “고비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다행히 잘 넘겨서 우승을 빨리 확정지어 기분 좋다. 아직도 게임이 남았다.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챔프전 때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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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