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8년차 내야수 김남형(26)은 최근 특별한 결정을 내렸다.
2012년 중반부터 타격 능력을 살려보자는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외야 전향을 결정했던 그는 1년 반의 고민 끝에 다시 내야 글러브를 쥐었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성갑 2군 감독에게 내야 복귀를 요청했고 염경엽 감독과 김 감독은 흔쾌히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김남형은 내야수로 다시 돌아오면서 2군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1년 반 동안 내야 수비 훈련을 하지 않은 만큼 완벽하게 기본기부터 천천히 다시 익히자는 생각으로 목동구장에서 재활군과 함게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외야를 볼 때는 사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결정한 만큼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가 그에게 외야 전향을 권했던 것은 넥센 내야에서 기회를 잃기에는 아까운 그의 타격 능력 때문이다. 김남형은 인천고 시절 팀의 톱타자 겸 유격수로 재능을 떨쳤다. 2005년 5월 고교야구대회서는 주전 유격수로 인천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2006년 9월 쿠바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 주역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중학교 때 야구를 시작해 남들보다 늦었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격 조건이 좋아 파워가 있는 장타자다. 지난해 퓨처스에서 75경기에 나와 58안타(4홈런) 타율 2할7푼 장타율 4할5리를 기록했다.
김남형은 "타격에는 자신이 있지만 최근 외야 전업을 하면서 수비가 돼야 감독님이나 코치님들께도 믿음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기본기를 갖추고 프로에 와서 기술을 플러스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내가 모자랐던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기본기에 차근차근 집중하려고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은 최근 거포들이 많아지고 내야도 탄탄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럴 수록 한 발 돌아서 천천히 자기 길을 가려고 마음먹고 있는 그다. 김남형은 "올해 1군에 올라가겠다, 2군 경기에 나서겠다는 목표는 없다. 내가 내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는 오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김남형은 "팬들이 계시기에 프로야구가 있는 만큼 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열심히 성실히 하는 선수로 팬들에게 남고 싶다. 올해 꼭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을 걷는 만큼 올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autumnbb@osen.co.kr
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