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니코바는 벤츠, 김연아는 1500만원...보상 적절한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3 17: 06

올림픽 영웅들의 땀과 노력을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다만 똑같은 결과를 냈을 때 대우가 달라진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 수여식이 3일 오후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개최됐다.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 국위선양을 한 선수들에게 메달색깔에 따라 차등적으로 포상금이 지급됐다. 이에 소치의 영웅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체육회는 메달리스트들에게 금메달 3000만 원, 은메달 1500만 원, 동메달 1000만 원을 책정했다. 다만 은메달을 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이나 금메달을 딴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등 단체종목의 경우 포상기준의 75%만 지급됐다. 이에 따라 피겨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연아(24, 올댓스포츠)에게는 15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소치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김연아는 인천공항에서 초콜릿으로 제작된 금메달을 선물로 받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김연아를 진정한 금메달리스트로 생각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김연아에게 금메달리스트에 해당되는 3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지는 않았다. 분명 규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다만 김연아가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은메달급 대우를 받은 사실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김연아는 현역선수에서 물러났다. 그간 김연아의 공로를 감안한다면 김연아에게 금메달리스트 대우를 해주는 것이 온당했을 것이다.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는 러시아로부터 1억 6000만 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소트니코바는 아직 운전면허도 없는 십대소녀다. 소트니코바 뿐 아니라 안현수(29, 러시아)도 같은 차를 받았다. 메달색깔에 따라 등급의 차이는 있었지만 러시아는 47명의 메달리스트들에게 전부 승용차를 줬다. 한국에서 책정한 포상금의 약 5배가 넘는 액수다. 
물론 국가마다 사정과 기준은 다르다. 액수만 놓고 러시아와 직접비교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대한체육회가 포상금 정책은 소치올림픽 전부터 규정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똑같은 결과를 낸 선수들에 대한 보상이 너무 차이가 난다면 우리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의 각종 단체나 기업이 선수들에게 주는 포상금의 규모도 대한체육회 공식포상금보다 훨씬 액수가 큰 상황이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에게 적절한 보상과 대우를 해주지 못한 한국은 결국 안현수를 러시아로 귀화시키는 비극을 맞았다. 이제 태극마크와 애국심에 기대 선수들에게 무조건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올림픽도 적절한 투자와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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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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