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프리오 아카데미 징크스, 항상 라이벌이 너무 강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3.04 08: 30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빈손으로 돌아가야 됐다.
지난 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여성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의 사회로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부문 중 하나로 꼽힌 남우주연상의 영광은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에게 돌아갔다.
당초 호사가들은 매튜 맥커너히를 가장 강력한 수상자로 점치긴 했지만, 무려 4번째 아카데미 도전에 나선 '더 울프 오브 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제 받을 때도 됐다'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들 외에도 '아메리칸 허슬'의 크리스찬 베일, '네브래스카'의 브루스 던, '노예 12년'의 치웨텔 에지오포 등이 올라 경쟁을 펼쳤지만, 대부분 둘 중 한 명의 수상을 예측했다.

더욱이 이들은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제 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나란히 수상을 해 분위기를 더했다. 디카프리오가 뮤지컬 코미디 남우주연상을, 드라마 부문에서는 매튜 맥커너히가 차지했다. 하지만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붙잡은 이는 에이즈 환자로 분하기 위해 무려 체중을 20kg이나 감량하며 열연을 보여준 매튜 맥커너히였다.
청춘스타에서 연기파로 성장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오히려 잘 생긴 얼굴 때문에 역차별을 당한다, 라는 팬들의 아쉬움 섞인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가장 큰 방해물은 항상 너무나도 쟁쟁한 경쟁자들이었다.
2005년 '에비에이터' 때에는 제 62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서도 '레이'의 제이미 폭스에게 박수를 보내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야 했고, 2007년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후보에 올랐을 때는, 영화 '라스트 킹'에서 독재자 이디 아민으로 열연을 펼친 포레스트 휘태커에게 밀렸다. 거슬러 올라가 1994년 처음으로 '길버트 그레이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을 당시에는 선배인 '도망자'의 토미 리 존스에게 영광을 내줬다.
'길버트 그레이프' 때에만 해도 토미 리 존스 외에도 후보가 존 말코비치, 랄프 파인즈 등이었으니 새파란 후배가 받기가 다소 민망할 수 있었지만, 어느 덧 20여년이 흘렀고 그는 이제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에 속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자들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연기력은 점점 명불허전이 되고 있지만, 아카데미의 취향에 점점 더 가까워지지는 못하는 것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역시 아카데미와는 별 인연이 없던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일까.
더불어 체중, 즉 외적인 변화에도 많은 점수를 주는 아카데미에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의 열연은 가히 압도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더 울프 오브 스트리트'에서 잠깐 등장했던 매큐 매커너히에게 상을 넘겨준 것도 일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디카프리오의 수상이 이번에도 실패하자 해외에서는 'Poor Leo'라고 부르는 다소 '찡한'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다들 나눠먹은 피자를 디카프리오만 먹지 않은 것이 아님에도 보는 이들은 그에 주목했고, 톰 크루즈처럼 아예 오스카에 대한 마음을 비우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해도 좋을 것이다. 그는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라이벌이 너무 강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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