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악몽은 없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며 올 시즌 명예 회복을 기대케 했다.
이승엽은 3일 현재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KIA와의 연습 경기에서 손맛을 만끽했다. 삼성의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3회 KIA 선발 임준섭에게서 중월 솔로 홈런을 빼앗았다. 비거리는 125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4-0으로 앞선 3회말 진행중 비로 인해 중단된 뒤 취소됐다. 아쉽게도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이승엽의 대포 가동은 승리 못지 않은 소득이었다.

이승엽은 21일 SK와의 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로 숨을 고른 뒤 23일 LG전과 27일 SK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3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한 몫 했다.
이승엽에게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타율 2할5푼3리(443타수 112안타) 13홈런 69타점 62득점으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던 그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특단의 조치보다 기본기 위주의 타격을 통해 올 시즌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승엽이 예전의 스윙 궤적 및 타격 밸런스를 되찾아가고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키플레이어로 점찍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타자인 이승엽이 제 몫을 해줘야 이길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류중일 감독은 "승엽이가 상위 타선에서 한 방을 때려주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합 4연패를 위해서는 승엽이가 제 역할을 해야 가능하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이승엽은 말한다.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고. 짧은 한 마디 속에 비장한 각오가 엿보였다.
화끈한 공격 야구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요건. 그 중심에 이승엽이 있다. 관록의 힘을 앞세운 이승엽이 올 시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