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공지 올라갔다. 이제 아이디 만들자. 스위프트(swift) 우리말 뜻이 신속한이지? 아이디 하나는 CJ 신속한으로 하는게 어떨까"(CJ 강현종 감독) "그냥 신속으로 할께요. 어 아이디가 이미 있네요. 이거도 있고, 하하 벌써 어떻게 만들려고 하는 거마다 아이디가 있죠"(백다훈).
아이디 문제로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지만 '스위프트' 백다훈(18)은 들떠 있었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CJ 프로스트 리빌딩의 마지막 퍼즐 백다훈의 마음 속에는 오직 프로스트 밖에 없었다.
백다훈은 지난 롤챔스 윈터시즌서 8강에 올라가는 돌풍을 일으키며 완성형 정글러로 성장하면서 각 팀 영입 우선 순위에 올랐다. 백다훈은 오프시즌 그의 가능성을 확인한 다른 팀들의 러브콜 속에서 제안들을 뿌리치고 프로스트를 선택한 것이 알려졌다.

이번 오프시즌은 아마 백다훈의 기옥 속에 오래남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원 소속팀이었던 제닉스 스톰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면서 그의 거치는 하루가 멀다하고 요동쳤다. 제닉스 스톰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각 팀들은 지난 '롤챔스' 윈터시즌서 공격형 정글러로 각광받았던 백다훈의 거취를 예의주시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업 팀 중 하나인 A팀서 주전 정글러 자리를 보장했고, 비기업팀이지만 성장을 거듭하고 있던 B팀 역시 백다훈에게 주전 정글러를 보장하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심지어 해외 팀들에서 백다훈의 영입에 열을 올릴 정도였다.
분명 백다훈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넓었지만 그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주저없이 CJ 프로스트를 선택했다. 최선의 선택은 제닉스 스톰에 남는 거지만 팀원들이 흩어지면서 남을 이유가 없어진 그는 국내 다른 팀으로 가거나 해외팀으로 갈 경우 더 많은 돈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던 프로스트를 해답지로 선택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됐다. 사나이의 순정이었다.
사실 프로스트서 그는 당초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연습생, 잘해도 식스맨이었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쁘게 움직이면서 선배들의 배울점을 습득하고, 자신의 장점을 팀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낙천적인 성격에다가 테스트 성격으로 치른 배틀로얄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지켜본 CJ 코칭스태프 및 팀원들은 그를 결국 팀의 정식일원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프로스트의 정글러는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클템' 이현우의 은퇴 직후 '헬리오스' 신동진이 블레이즈서 자리를 옮겨서 맡았지만 한 시즌을 겨우 버텼고, 바통을 이어받았던 '리라' 남태유는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면서 물러났다.
CJ 프로스트의 일원이 된 백다훈 역시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며 이번 롤챔스를 벼르고 있다. "전통의 명가 CJ 프로스트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 팀의 명성에 걸맞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면서 "팬 여러분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4일 롤챔스와 롤마스터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백다훈은 이제 경기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팀들과 해외 팀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CJ 프로스트를 선택한 백다훈이 앞으로 얼마나 인상적인 활약을 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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