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부진’ 커쇼, 시간이 부족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05 06: 08

시범경기 성적이지만 썩 좋은 표정은 아니다.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가 그리 좋은 출발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황상 지난해보다 어려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커쇼는 4일(이하 한국시간)까지 가진 두 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썩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애리조나와의 첫 경기에서 2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던 커쇼는 4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도 2이닝 2피안타 3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합계 성적은 4이닝 7피안타 4볼넷 4탈삼진 8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18.00에 이른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던 커쇼였다. 커쇼는 지난해 시범경기 첫 3경기까지의 평균자책점이 9.00이었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서는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며 한치의 오차도 없이 사이영상까지 내달렸다. 돈 매팅리 감독도 시범경기 성적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으며 에이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말도 나온다. 커쇼 역시 다소 당황한 기색이다. 커쇼는 4일 오클랜드전 이후 “몸 상태는 아주 좋다”라면서도 “결과가 유쾌한 것은 아니다. 변명은 필요 없지만 답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도 어느 정도는 문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앞으로의 상황도 커쇼에게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다. 시범경기 일정이 그렇다. 커쇼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첫 3경기에 부진했지만 그 후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4경기나 더 등판 기회가 있었다. 2월 2경기에서 7.20이었더 평균자책점은 3월 5경기에서 3.52로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는 23일 열릴 호주 개막전 일정 탓에 이와 같은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게 걸린다.
미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도 이와 같은 점을 지적했다. ‘ESPN’은 “커쇼는 지난해도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으나 20이닝 이상을 더 던질 기회가 있었다. 그의 투구 커맨드 문제를 보완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면서 “하지만 다저스가 커쇼에 대한 현재 일정을 지킨다면,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개막전까지 2경기, 그리고 8~9이닝 정도밖에 더 던질 수 없다”라고 차이점을 지적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호주 개막전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SPN’은 “시즌을 정상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체력적인 부담도 있다. 현재 다저스는 커쇼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는 잭 그레인키가 종아리 부상으로 호주 개막전 출전이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커쇼마저 빠질 경우 다저스는 3~4선발인 류현진과 댄 하렌을 써야 하는데 첫 시작임을 고려하면 커쇼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설사 개막 2연전에 등판하지 않는다고 해도 호주까지 먼 거리를 왕복하면서 생기는 체력 소모는 불가피한 상황. 커쇼가 예년보다 짧게 주어진 시간 속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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