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 오재일, 두산 클린업 지각변동 예고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05 09: 07

오재일(28,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오재일은 5일 귀국하는 팀의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야수 중 ‘미스터 미야자키’의 영예는 박건우가 차지했지만, 오재일 역시 캠프 MVP로 손색이 없는 기량을 보였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평가다.
미야자키에서 두산의 연습경기를 지켜본 모 구단 관계자는 “두산이 최준석을 안 잡은 것은 잘 한 일인지도 모른다”고 단적으로 평했다. 최준석이 떠났어도 호르헤 칸투와 오재일이 번갈아 1루를 지키면 최준석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오재일의 스윙이 날카로워졌다는 의미다.
두산의 주전 1루수는 칸투지만, 부진할 경우 언제든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오재일이 1순위고, 또한 오재원도 과거 1루 경험이 많은 만큼 언제든지 1루에 투입 가능하다. 2군에는 김강과 오장훈도 대기하고 있다.

오재일의 발전된 모습은 3루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주전은 이원석이지만, 두산은 이원석이 타격에서 아쉬움을 보인다면 3루수를 칸투로 대체하고 1루에는 오재일을 넣을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칸투가 이원석에 비해 수비에서 우위를 보이지는 않지만, 팀 전체 공격력에는 플러스가 될 수 있다.
오재일이 없었다면 이원석이 부진했을 때 가장 유력한 3루수 후보는 허경민, 최주환 등이었으나 두산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밀어치는 능력이 대폭 향상된 오재일은 현재 내야 코너에 구멍이 생겼을 때 이를 메울 수 있는 1순위 후보다.
가능성은 이미 지난 시즌에 충분히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봉중근과 오승환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정규시즌에서도 기회는 적었지만 활약은 알찼다. 55경기에서 타율 .299를 기록한 오재일은 총 20개의 볼넷을 얻어 4할이 넘는 출루율(.406)을 찍었다. OPS는 .884로 규정타석을 채웠을 경우 리그 8위에 해당될 정도로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캠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감에 따라 이번 시즌에는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이원석과 칸투의 휴식일에는 선발 출장이 보장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대타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오재일, 좌투수가 나왔을 때는 박건우를 쓰는 것이 두산의 현재 가장 유력한 대타 카드 활용법이다.
하지만 이 정도 위치에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오재일의 타격감은 좋은 상태다. 시범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두산의 경쟁 구도에 더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오재일이 두산의 중심타선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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