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파이어볼러 김혁민(28)이 올시즌을 구원으로 시작한다. 최강 불펜 요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혁민은 지난 4일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몸 만들기를 시작했다. 1월 중순 캠프 출발을 앞두고 보문산 하산 중 오른쪽발목을 접지르며 3주 동안 재활 치료를 한 그는 2군에서 먼저 훈련을 시작한 뒤 4일 1군에 합류했다. 라이브피칭에서 30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80%까지 끌어올렸다.
관심을 모으는 건 김혁민의 보직이다. 지난해 김혁민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2경기에서 5승10패11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특히 8월 중순부터는 구원으로 전환, 평균자책점 3.32로 활약했다. 피안타율도 선발(.268) 때보다 구원(.232) 때가 낮았고, 피홈런도 선발(22개)보다 구원(3개)이 훨씬 적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김혁민을 진작에 구원으로 썼다면 꼴찌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긴 이닝보다는 중간에서 던지는 게 낫다. 선발로 아쉬움이 있지만 다른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마무리로도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불의의 부상 때문에 준비가 늦어진 만큼 마무리보다는 중간으로 역할을 시작한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의 생각도 확고하다. 정민철 코치는 "팀을 구성하는데 있어 어떠한 배치가 좋을지 장단점을 파악했다. 혁민이가 선발로도 몇 년을 던졌지만 어느 쪽이 더 적합한지를 봐야 한다"며 "직구-포크볼의 투피치 투수로 레퍼토리가 다양하지 못하다. 불펜으로 짧은 이닝을 던지는 게 위력적"이라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안지만이 맡았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정민철 코치는 "현대야구는 5회 이후 싸움이 중요하다. 삼성 안지만처럼 타팀 구성을 벤치 마킹했다"며 "혁민이는 짧은 이닝을 임팩트있게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혁민은 150km 안팎의 강속구를 던지는 전형적인 파이어볼러이지만 기복이 있는 편이다. 변화구가 다양하지 못하고, 제구도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 차이가 크다. 완급조절을 갖춰야 하는 선발보다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불펜에서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김혁민도 선발과 구원 보직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팀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선발 때와 달리 구원으로는 100% 힘으로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혁민이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최강 불펜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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