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승162패하길 바란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내야수 이안 킨슬러(32)가 전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에 앙금을 드러냈다.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킨슬러는 지난해 11월 자신을 트레드한 텍사스 구단과 존 다니엘스 단장에게 앙금을 드러내며 악담을 퍼부었다. "0승162패하길 바란다"는 저주였다.
킨슬러는 2006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8시즌을 텍사스에서 뛴 프랜차이즈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 강타자 프린스 필더와 맞트레이드돼 팀을 떠나야 했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텍사스에 지명받은 후 팀을 떠나본 적이 없는 그에게는 첫 이적이었다. 전력 강화를 위해 내린 다니엘스 단장의 결정이 뒤따랐다.

하지만 킨슬러는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자신에 앞서 조쉬 해밀턴, C.J 윌슨, 마이클 영이 차례로 팀을 떠날 때부터 안타까워했다. 특히 클럽하우스 리더였던 영이 팀을 떠난 것을 두고 킨슬러는 "우리에게 상처가 됐다. 영은 모든 것들을 함께 한 선수였다"며 다니엘스 단장의 결정에 못마땅해 했다.
영이 떠난 후 킨슬러가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클럽하우스 미팅시간에 먼저 도착하고, 웨이트 룸에서 귀걸이를 착용하지 않는 등 분위기를 만드는데 힘썼다. 킨슬러는 "어떻게 경기를 해야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도 팀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리드하고 가려쳐주길 원했다"고 되돌아봤다.
포지션 전환 문제도 거론했다. 킨슬러는 주 포지션이 2루수이지만 지난해 1루수 전환을 요청받았다. 구단에서는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와 함께 유망주 주릭슨 프로파를 2루수로 키우고 싶었다. 킨슬러가 2루수를 고집한 것이 결국 트레이드의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이다.
또 하나는 트레이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트레이드 당시 킨슬러는 하와이에서 가족여행 중 라디오를 듣고 인터넷을 검색한 뒤에야 자신의 소식을 접했다. 다니엘스 단장은 "킨슬러에게 미리 알려주고 싶었지만 비행 중에는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킨슬러는 그에게 음성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냈을 뿐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킨슬러는 "다니엘스는 보기 싫은 사람이다. 자신을 위해 구단주에게 붙어 놀란 라이언 사장을 쫓아냈다"며 "난 나의 옛동료들이 그립다. 앤드루스, 애드리언 벨트레, 미치 모어랜드, 맷 해리슨, 론 워싱턴 감독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 친구들을 사랑하지만 텍사스가 0승162패하길 바란다"고 악담을 퍼부으며 자신을 버린 팀에 악감정과 함께 저주를 퍼부었다.
후속 취재에 따르면 킨슬러는 "162패는 농담으로 한 말이었다. 화제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한 말을 왜곡한 것에 화가 난다"면서도 "다니엘스 단장에게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선수들에게는 불평불만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니엘스 단장은 "그의 말에 신경 쓸 필요없다"고 대응했고, 워싱턴 감독은 "우리가 전패할 일은 없다"고 답했다. 킨슬러와 절친한 앤드루스도 킨슬러는 나의 친구이고, 마음에 크게 담아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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