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 모비스·우리은행의 공통점 들여다보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5 11: 17

잘나가는 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남녀 프로농구 최강자 모비스와 우리은행도 최강전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었다.
모비스는 7일 울산에서 LG와의 결전이 예정되어 있다. 모비스(39승 13패)와 LG(38승 14패)는 한 경기 차이가 난다. 지난 5경기에서 골득실은 모비스가 4점을 앞서 있다. LG가 모비스를 5점 이상으로 잡는다면 극적인 역전우승이 가능한 상황이다. 모비스는 10연승을, LG는 11연승을 달리고 있다. 누가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모비스는 지난 16일 KGC전에서 이대성이 발목부상을 당했다. 이대성은 플레이오프에서나 나설 수 있는 상황.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이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 않다. 원래 LG전에 맞춰서 준비시켰는데 정규시즌 출전은 어렵다. 다행히 우리가 4강에 직행하면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요즘 모비스는 송창용과 이지원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상무에서 돌아온 송창용은 1일 전자랜드전에서 3점슛 4방을 포함, 시즌최다 16점을 터트렸다. 이지원은 이대성이 맡았던 포인트가드를 소화하며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갑작스러운 맹활약이 아니다. 단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왔을 뿐이다.
유재학 감독은 “후보선수들이 경기를 적게 뛰면 다음날 오전이나 오후에 개인운동을 많이 한다. 공백에 대한 체력을 늘 준비한다. 특히 (양)동근이가 뒤에서 후배들을 많이 챙기고, 어린 선수들이 동근이를 잘 따라준다”고 했다. 이지원에 대해서는 “비시즌에 1번으로 훈련시켰던 것이 지금 효과를 보고 있다”며 웃었다. ‘만수’의 유비무환이 돋보였던 대목이다.
고비 때 마다 한방을 터트리는 송창용은 “처음 투입되면 수비부터 해서 몸을 풀고 슛은 찬스마다 자신 있게 던진다고 생각한다”며 팀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모비스에서 수비가 되지 않는 선수는 출전기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농구 챔피언 우리은행도 특유의 문화가 있다. 우리은행은 엄청난 훈련량으로 유명하다. 위성우 감독은 평소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짓지만, 훈련만 들어가면 ‘독사’로 변한다.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을 9번 강하게 훈련시키고 1번 휴식을 주면 ‘감독님 고맙습니다’라고 한다. 그런데 9번 쉬게 해줬다가 1번 훈련하자고 하면 ‘왜 하냐?’고 입이 나온다. 훈련장에서는 ‘나쁜 남자’가 돼야 한다”면서 씩 웃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맞수 신한은행을 84-66으로 꺾고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 임한 임영희와 박혜진은 기쁨도 잠시였다. 우승 다음 날부터 할 훈련걱정이 태산이었다. 임영희는 “차라리 게임날이 가장 편하다. 비시즌 때 우승을 했다고 전혀 특혜가 있지도 않았다. 플레이오프전까지 또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감독님이 안 시킬 분이 아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위성우 감독은 우승 다음 날인 3일 선수들에게 이례적으로 ‘하루 외출’을 명령했다. ‘나쁜 남자’의 뜻밖의 배려에 우리은행 선수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숙소를 빠져나갔다는 후문이다. 예상 밖의 달콤한 휴식이 주는 효과도 컸을 것이다.
이제 우리은행은 체력을 비축해 챔프전에 대비할 전망이다. 위성우 감독은 “아무래도 백업선수들을 신경 써야 한다. 남은 경기서 체력적인 문제에 대비해 선수들을 쉬게 해줘야 한다. 1등으로서 혜택을 받으니까 잘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이미 챔프전 모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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