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논란에도 아랑곳 없이 꿋꿋하게 방송을 이어오던 SBS 교양프로그램 ‘짝’이 출연자의 사망 사고로 인해 존폐 기로에 놓였다. 존속을 요구하는 네티즌도 있긴 있지만 대다수의 네티즌은 사망사고의 경위와 관계 없이 폐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제작진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짝’은 2011년 첫 방송 이후 최대 위기라고 여겨질 정도로 거센 항의글에 시달리고 있다. 포털사이트 인터넷 뉴스 댓글은 물론이고, 실명으로 글을 쓰는 ‘짝’ 공식 홈페이지에는 항의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일단 아직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출연자의 사망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촬영 중에 출연자가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만으로도 프로그램을 존속하면 무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 프로그램이 미혼 남녀가 짝을 찾는 과정을 밀착해서 담는 구성인만큼 출연자의 사망에 제작진 혹은 출연진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존재하기 때문.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출연자들이 방송 후 제작진의 다소 과장된 편집이나 악의적인 구성을 성토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출연자가 짝을 찾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면서 심리적인 압박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기 때문에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이번 사망 사고와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제작진은 이번에 사망한 출연자가 촬영 중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상태이긴 하나, 시청자들은 이마저도 완벽하게 신뢰하고 있지 못하는 눈치다.
물론 폐지는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사망 원인이나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제작진의 책임을 묻는 것은 또 다른 ‘마녀사냥’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정확한 사건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섣부른 추측은 제 2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은 이날 오후 OSEN에 "현재 상황이 상황인 만큼 방송 폐지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 제작진은 사고 현장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현재 제작진을 비롯한 SBS 관계자들은 사건 수습과 함께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일단 당장 오늘(5일) 방송은 결방하고, 브라질 월드컵 특집 방송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새벽 '짝'의 제주도 촬영 현장에서는 한 여성 출연자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망 당시 외상이 없었고, 유서가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자살에 무게를 싣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BS는 "제작진은 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함께 출연해주신 출연자 여러분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안겨드리게 된 것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짝’은 대한민국 미혼 남녀의 짝을 찾는 기준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일주일 동안 가상으로 설정된 '애정촌' 속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반려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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