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300:제국의 부활'(노암 머로 감독)의 가장 큰 볼거리는 여성 캐릭터이고, 그 역을 연기한 프랑스 배우 에바 그린이다.
5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첫 공개된 '300:제국의 부활'은 100만 페르시아 군과 300명의 스파르타 군단의 대결을 그린 '300'의 테르모필레 전투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전편과 마찬가지로 아드레날린 넘치는 박력 있는 액션, 식스팩 전사들의 땀내나는 향연이 프랭크 밀러 그래픽 노블의 숨결 속에 펼쳐진다. 하지만 이는 전편보다 강렬함이나 특별함에 있어서는 비슷하다. '300'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은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무뎌져있는 이미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대신 승부수를 던진 것은 캐릭터다. 아마 '300'의 강점은 주인공 못지 않게 적 역시 멋있다는 것이었을텐데 전편에서 크세르크세스가 그 역할을 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매력적인 여성 아르테미시아다. 그녀는 테미스토클레스 장군이 이끄는 그리스 해군에 맞서는 여전사로 섬뜩한 아름다움을 지닌 인물이다. 아르테미시아가 지휘하는 페르시아 해군이 그리스 군과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영화의 큰 줄기다.
아르테미시아는 어릴 적 그리스인들에게 가족이 무참히 짓밟히고 죽임을 당하는 처참한 장면을 목격한 후, 가까스레 살아나 오로지 복수를 꿈꾸며 성장한다. 페르시아인들의 훈련을 통해 전사로 단련해 온 그녀는 최고의 검술과 큰 배포, 뭇 남자들보다도 강한 멘탈을 자랑한다.
여기에 그녀의 미모 역시 치명적인 것으로 설명된다. 여리여리한 몸매와 검고 긴 생머리를 한 채 쌍 검을 휘두르고 남자서넛의 베인 목을 주렁주렁 들고와 왕 앞에 바치는 그녀는 크세르크세스(로드리고 산토로)를 신왕으로 만든 킹메이커이기도 하다.
아르테미시아는 테미스토클래스보다 확실히 더 드라마틱한 인물이고, 영화를 본 관객들은 당연히 설리반 스탭플런보다 에바 그린을 더 강하게 기억할 것이다.
아름다우면서도 무자비한 여전사 아르테미시아는 실존 인물.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는 물론 다르지만 당시의 여성 지휘관이라는 흔치 않은 위치가 영화적 소재로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청순과 섹시를 겸비한 오묘한 매력의 에바 그린은 영화 내내 짙은 스모키 화장 속 희번덕거리는 눈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속에서 한 장면 정도 웃는데 그 역시 비열하다. 하지만 악마의 눈빛을 지닌 천사의 얼굴이라고 부를 만한 에바 그린은 치명적인 섹시함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영화 속 아르테미시아와 테미스토클레스는 적이면서도 동시에 서로에 대한 일종의 존경심을 품는데, 이것이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로맨틱하다. 전쟁 같은 정사신에서는 핏빛 에너지가 튀고 살기가 돋는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세트와 배경이 가상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완벽히 창조해낸 세계라는 얘기다. 다만 전편처럼 지면이 아닌 바다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해전'이라는 점이 차별점을 갖는다. 남편을 잃은 스파르타의 고르고 여왕(레나 헤디)이 영화 속 스토리텔러로 관찰자 역할을 한다.
보다 확장된 스토리를 들고 돌아 온 '300:제국의 부활'이 스파르타왕 레오니다스가 300명의 수적으로 열세한 전사들을 이끌고 가 신왕 크세르크세스의 페르시아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보다 독창적이고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300'이라하면 기대케 하는 실제와 가상을 넘나는 창의적인 이미지, 식스팬 남자들의 향연과 차원 다른 액션은 배신하지 않았고, 여기에 치명적인 섹시한 여성미를 추가한 오락 영화란 점에서 만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금빛 액세서리를 화려하게 치장한 크세르크세스가 신왕이 되기 전 현재와는 사뭇 다른 꽃미남 모습이 등장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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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 제국의 부활' 스틸
